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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11피안타 QS…역설적 진가 재확인


입력 2013.06.14 11:38 수정 2013.06.14 12:03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퀄리티스타트 하고도 아쉬운 피칭 평가 '기대치 상승‘

구위 가장 떨어졌을 때 지능적 경기운영능력 선보여

류현진 ⓒ 연합뉴스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26·LA다저스)이라고 항상 잘 할 수는 없다.

류현진은 13일(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3 MLB' 애리조나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안타를 무려 11개 맞고 3실점 했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음에도 구원투수들 난조로 7승 사냥에 또 실패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모처럼 '괴물이 아닌 인간'으로 돌아왔다. 퀄리티스타트는 했지만 내용상 지난 경기들 호투에 비하면 만족스럽지 않다. 데뷔 이래 한 경기 최다 피안타를 기록했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다시 한 번 류현진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이기도 했다. 퀄리티스타트를 하고도 아쉬운 피칭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국내는 물론 미국 현지의 기대치가 높아졌다.

실제로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서 여러 차례 흔들렸다. 주무기 패스트볼의 스피드가 떨어져 수많은 안타를 허용했다. 자칫 대량실점 내지는 조기강판도 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고비마다 무려 4개의 병살타를 유도하는 등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뽐냈다.

정상급 투수의 조건은 단지 공만 좋다고 충족되는 것이 아니다. '경기운영능력'은 구위와는 별개의 문제다. 우수한 경기운영 능력이란 투수의 '멘탈'에서 크게 좌우된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평범한 투수의 공이라도 난공불락이 될 때가 있다. 하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라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공을 던지며 위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 1급 투수와 그렇지 못한 투수의 진정한 차이다.

류현진은 과거 인터뷰에서 "투수는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오히려 더 집중하게 된다. 컨디션이 좋은 날은 구위를 믿고 방심하다가 맞기 쉽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매순간 더 신중하게 전력으로 피칭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류현진은 애리조나전에서 가장 위협적이지 못한 구위로도 오직 ‘강심장’ 하나로 선발투수로서 자신의 몫을 다했다.

LA다저스 매팅리 감독도 류현진을 정상급 투수로서 예우하고 있다. 5회까지 3실점 허용한 류현진이 6회 1사만루 고비에 몰렸을 때도 끝까지 신뢰를 보냈다. 메이저리그 루키가 아닌 팀의 확실한 에이스급 투수에 대한 예우이자 믿음이었다. 결과적으로 류현진은 후속 타자를 연이어 범타 처리하며 자신을 향한 벤치의 신뢰에 그대로 부응했다.

류현진은 낯선 무대에서의 중압감을 딛고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애리조나전은 류현진에게는 쉼표 같은 경기였다. 부진할 수도 있었던 경기를 덜 부진했던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도 류현진의 클래스다. 한 번의 쉼표 이후 더욱 강하게 돌아올 류현진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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