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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징계' 기성용, 용서받은 것 아니다


입력 2013.07.11 07:48 수정 2013.07.12 11:07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대한축구협회, 기성용에게 엄중경고 조치

협회 결정과 별개로 자숙 시간 필요

기성용은 협회의 결정과는 별개로 좀 더 자숙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연합뉴스

SNS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던 기성용(24·스완지시티)에 대한 징계는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축구협회는 10일 임원회의를 소집해 기성용 파문과 관련해 논의했지만, 징계 대신 엄중경고 조치를 내리는 것으로 결정했다.

협회 측은 "선수 본인이 깊이 반성하고 있고 전례가 없는 사안인 만큼, 중징계가 능사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기성용이 그동안 대표팀에 공헌한 업적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협회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성용에 대한 여론은 여전히 곱지 않다. 일부 팬들은 이번 결정이 사실상 기성용에 대한 '특혜'라고도 주장한다. 비록 비공개 SNS였다고는 하지만 대표팀 감독이나 축구계 대선배를 비난하고, 대표팀 기강을 흐린 행동을 흐지부지 넘어가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성토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더니, 기성용보다 위대한 팀은 없는 모양" "스타급 선수가 아니라도 그런 식으로 처리했을까"라며 불만을 표하는 의견들이 적지 않았다.

SNS 글만으로 중징계를 내리기 어려운 절차적 문제를 감안해도 협회의 결정이 지나치게 미온적이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협회의 이번 조치가 기성용에 대한 면죄부의 모양새가 되는 것은 대표팀은 물론 기성용 본인에게도 이로울 게 없다.

기성용은 협회의 결정과는 별개로 좀 더 자숙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선행되어야할 것은 당사자의 진심어린 직접적인 사과다. 기성용은 논란이 확산된 이후 이미 소속사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지만 팬들은 여전히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최근 폐쇄하겠다고 선언했던 자신의 SNS 계정에 또 모호한 글을 올렸다가 삭제한 것도 팬들의 눈총을 받기 충분했다.

기성용이 진심으로 사죄의 의사가 있다면 차후에라도 최강희 감독을 찾아가 직접 사과하는 것은 물론 기자회견 등을 통해 그동안의 언행에 대한 납득할 수 있을 만큼의 해명이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을 강제적인 '징계'의 의미가 아닌 '자숙' 차원에서 잠시 대표팀에서 제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비록 협회의 이번 결정으로 기성용을 대표팀에 차출하는 것에는 아무 제약이 없게 됐지만, 도의적으로 대표팀 기강을 흐린 선수를 아무런 조치 없이 다시 불러들이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 홍명보 감독 판단이 주목되는 이유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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