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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김문수와 PK 김무성, 두 MS의 엇갈린 행보


입력 2013.09.18 10:16 수정 2013.09.18 10:21        조성완 기자

여권 차기주자로 격차없이 지지율 혼전

연휴동안 '고향 앞으로' 텃밭갈기 시동

새누리당의 유력한 차기당권 후보인 동시에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무성 의원(사진 왼쪽)과 김문수 경기도지사.ⓒ데일리안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김문수 경기도지사. 유력한 차기당권 후보인 동시에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이다. 이들이 민족의 연휴인 추석을 맞아 전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의원은 추석연휴기간 동안 지역구인 부산 영도를 방문, 지역구의 민심을 보듬을 예정이다. 반대로 김 지사는 고향인 경상북도를 방문해 한발 앞선 표밭 다지기에 나설 계획이다. 즉, 각각 지역연고를 바탕으로 새누리당의 가장 큰 지지층인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민심잡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차기 당권과 대권 도전을 앞두고 일찌감치 성립된 두 MS의 대결 구도

새누리당은 지난해 18대 대선을 통해 ‘박근혜’라는 확실한 대권카드가 사라지면서, ‘차기 대권주자가 없다’는 꼬리표를 항상 달고 다녔다. 확실한 구심점이 사라지면서 당내 역학구도도 상황에 따라 수시로 급변하면서, 오리무중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차기 대권 구도와 맞물리면서 차기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조기에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내년 6월까지 임기인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지방선거를 치르고 난 이후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차기 주자들이 벌써부터 잰걸음을 떼기 시작한 것이다.

현시점에서 가장 떠오르는 인물은 김무성 의원이다. 지난 4월 재보궐선거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한 김 의원은 최근 각종 모임을 통해 세를 확장하면서, 차기 당권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김 의원의 대항마로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떠오르고 있다. 재선의 김 지사는 3선 도전보다는 차기 대권 도전에 무게추를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외에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대권에 앞서 내년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두 사람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오차범위내 접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5일 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p)에 따르면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김 의원은 8.1%를 기록하며 1위를 유지했다. 김 지사는 0.7%p 뒤진 7.4%를 기록, 2위를 차지했지만,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을 벌였다.

같은 달 둘째주(12~16일) 주간 집계에서도 김 의원(9.4%)과 김 지사(7.7%)는 오차범위 내인 1.7%p의 격차로 접전양상을 보였다.

김무성, 지역구 영도 방문해 PK 민심 보듬기 이어 당내 기반 다지기 가속화

차기 당권과 대권 도전을 위한 물밑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김 의원은 민족의 최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추석연휴를 PK지역 민심 보듬기에 투자할 예정이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추석연휴 시작 전날인 17일 부산에 내려갈 예정”이라며 “다른 특별한 일정은 계획되지 않았고, 지역구인 영도에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은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텃밭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지난 대선에서도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가 고향인 점을 들어 민심공략에 나섰지만, 결국 박근혜 대통령에게 60%(132만4159표)의 득표율을 안긴 곳이다. 부산과 인접한 경남 역시 63%(125만9174표)의 지지를 보내, 새누리당의 강세를 재확인시켰다.

비록 김 의원 측은 다른 계획 없이 영도 내에서만 머물 것이라고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사실상 ‘PK의 맹주’로 자리매김한 김 의원이 부산을 방문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효과는 상당하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은 원내라는 장점을 살려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다양한 모임을 통해 세를 확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일 여당 전체 의원(153명)의 3분의 2 정도(103명)가 참여하는 ‘새누리당 근·현대 역사교실’ 모임을 발족시켰다. 전직 의원 등 회원으로 원회 당협위원장(18명)까지 합치면 121명의 규모로 당내 최대 규모의 모임이다.

또한 추석 이후인 이달 중순에는 우리나라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고령화 문제를 다루기 위한 복지공부 모임과 통일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통일연구모임도 발족시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수, 고향이자 새누리당 텃밭 TK 민심 다지고, 경기도 서민 돌보기

김 지사는 김 의원이 PK민심 다지기에 나선 것과 달리, 고향이자 새누리당의 최대 지지층인 TK 민심 잡기에 이어 경기도 서민의 마음을 어루만질 예정이다.

김 지사 측 관계자는 “추석 연휴 직전에 고향인 경북 영천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연휴 기간에는 경기도의 서민층을 방문해 도시락을 배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차기 대권을 바라보는 김 지사의 입장에서 TK는 반드시 잡아야 할 곳이다. 특히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지지층인 TK는 인구대비 선거인단 규모도 크고, 표의 결집력도 높은 편이다. 전대 선거인단 규모가 크지만 쉽게 표가 분산되는 수도권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는 것이다.

즉, 지난해 대구·경북 지역 당내 경선 과정에서 자신의 멱살을 잡은 박 대통령의 지지층을 얼마나 보듬어 안는가에 따라 차기 당권은 물론 대권의 성패가 달린 것이다. 최근 ‘TK의 맹주’가 사라지면서 TK가 사실상 무주공산이 된 것도 김 지사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이와 함께 김 지사는 추석연휴동안에는 경기도에 머물면서 지역민들에게 사랑의 도시락을 배달할 계획이다. 내년도 무상급식 중단으로 상처 난 도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김 지사 입장에서 ‘무상급식 중단’ 문제는 확실하게 털어야 할 문제다. 표면적으로는 경기도의 재정난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무상급식’을 통해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경우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으로 승부수를 띄웠지만, ‘아이들 밥 먹이는 문제를 정치적으로 활용한다’는 진보 진영의 프레임에 갇히면서 결국 패배의 쓴잔을 마신 것에 비쳐볼 때 김 지사 입장에서는 해당 문제를 조속한 시일 내에 매듭지을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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