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후폭풍...회사채 시장 양극화 '꿈틀'
동양그룹 문제 따른 투자심리 약화 회사채 양극화 심화 우려
'동양사태'의 후폭풍이 회사채 시장에 검은 그림자로 드리우고 있다. 동양그룹의 5개 계열사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개인투자자의 투자 피해가 확산되자 회사채 시장을 믿지 못하겠다는 투자심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현재까지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 기업 자금시장에 특이 현상은 없지만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8일 국무회의 직후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현오석 부총리, 신제윤 금융위원장,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해 동양그룹과 관련한 시장동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정 총리는 동양 사태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각별히 해줄 것과 금융소비자 보호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이미 발표한 대책에 따라 분쟁 조정절차를 통한 피해자 구제, 동양그룹 계열금융사에 대한 특별검사, 대주주 부실책임 추궁 등을 통해 시장불안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동양그룹 문제가 기업자금시장과 금융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동양그룹 주요 계열사의 법정관리 신청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시장은 전반적으로 금리가 안정되고 견조한 순발행 기조를 유지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회사채 순발행 월 평균은 1조9000억원으로 8월 1조5000억원, 9월 2조6000억원, 10월1일부터 8일까지 1조원이다.
시중 자금이 여전히 풍부한 상황이며 우량등급의 경우 금리 조정을 통해 큰 무리없이 발행이 가능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다만 최근들어 회사채 시장 양극화가 A등급까지 확대되는 가운데 동양 상태가 도화선으로 작용하며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한 양극화 심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전체 회사채 발행 중 A등급은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1조9000억원으로 29%를 차지했던 것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9000억원을 기록하며 15%로 줄었다.
BBB~B등급의 경우 전체 회사채 발행 규모 중 5.5%인 3500억원(작년 1~9월)이었지만 올해 9월까지 3000억원(5.1%)으로 줄어들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동양과 같은 비우량 회사채의 경우 대부분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소화돼 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심리 위축시 비우량 기업의 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재정이슈 장기화 우려와 출구전략 시행 등 글로벌 악재와 더불어 일부 대기업 부실로 인해 투자심리가 도미노 현상을 보일 경우 기업자금시장 전반의 경색으로 확산될 우려도 배제하기 어렵다.
금융당국은 기업 자금지상을 중심으로 주요 시장지표를 면밀히 점검하는 동시에 '회사채 시장 정상화 대책'의 차질없는 추진 노력을 할 예정이다.
이미 지원한 한라건설(880억원)과 지원예정인 현대상선(2200억원) 등 2개사에 대해 3000억원 지원을 결정해 제1차 시장안정 P-CBO를 발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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