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카의 기적 '홈 커쇼' 류현진 1회부터 절실하다
STL 신예 와카도 커쇼와 맞대결서 당당한 승부
류현진, 웨인라이트 부담 덜고 1회부터 전력투구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서 다저스의 기적은 류현진(26) 왼팔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인트루이스 홈구장 부시 스타디움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내준 다저스 입장에선 다저스타디움서 열리는 3차전은 반드시 잡아야 한다. 그 중책을 류현진이 떠안았다.
최대 딜레마인 1회 승부에 대해서도 "5회까지만 던진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1회부터 전력투구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강한 구위보다는 이닝이팅에 방점을 찍었던 투구전략에 획기적인 수정을 가한 것. 그만큼 다저스가 배수의 진을 쳤고, 류현진이 그 중심에 섰다는 것을 입증한다.
15일(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서 열리는 NLCS 3차전 선발 맞대결 상대는 에이스 아담 웨인라이트. 올 시즌 19승 9패 평균자책점 2.94를 기록한 우완 에이스다.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04를 기록하는 등 가을야구에서도 무척 강했다. 올 시즌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도 완투승으로 팀을 챔피언십시리즈로 이끌었다.
벨트란 승부가 관건 '프리스도 요주의'
류현진은 이미 세인트루이스와의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호투를 펼친 바 있다. 지난 8월 9일 부시스타디움 원정경기에서 7이닝 7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로 세인트루이스와의 첫 대결에서 카리스마를 남긴 바 있다.
당시 가장 경계했던 베테랑 카를로스 벨트란을 3타수 무안타로 틀어막은 바 있다. 스위치히터 벨트란은 좌타석이 우타석보다 타격 성적이 뛰어나다. 좌투 류현진을 공략에 용이한 우타를 택했지만 벨트란은 세 번 모두 실패했다. 류현진은 세 타석 모두 몸쪽이 아닌 바깥쪽 결정구로 요리했다. 벨트란은 세인트루이스 타선의 중심이기에 확실한 승부가 요구된다.
벨트란 외 주의해야 할 타자는 2차전에서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무너뜨린 데이빗 프리스다. 프리스의 포스트시즌 타격감은 벨트란과 함께 팀 내 최고. 류현진은 지난 8월 맞대결 당시 프리스에게 2안타를 맞았다.
류현진을 상대로 4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던 맷 할러데이 역시 프리스와 더불어 경계 대상 1호다. 세 타자를 상대로 보다 집중도 높은 투구를 할 필요가 있다. 류현진의 정교한 로케이션이 살아나면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
와카의 기적, 류현진도 가능하다
2차전에서 세인트루이스 신예 와카는 '사이영상 후보' 커쇼와 맞대결에서 결코 밀리지 않았다. 6.2이닝 8탈삼진 5피안타 무실점 역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와카는 지난 8일 피츠버그와 NLDS 4차전에서도 7.1이닝 9탈삼진 1피안타 1실점 호투를 펼쳤다.
무게만 따지면 류현진이 웨인라이트에 다소 밀리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야구공은 둥글다는 속설이 커쇼와 마카의 2차전에서 드러났다. 류현진과 웨인라이트의 대결 역시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가장 긴장되는 포스트시즌 첫 경험을 지난 애틀란타전에서 이미 겪었기 때문에 평상심으로 등판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게다가 홈구장 등판이다. 다저스타디움에선 ‘커쇼급 투구’를 펼쳐왔던 류현진이기에 이번에도 다시 그 통계의 힘을 기대할 수 있다.
류현진 홈구장 평균자책점 2.32는 원정 평균자책점 3.69를 훨씬 앞선다. 반면 웨인라이트는 홈 평균자책점 2.53, 원정은 3.36이다. 웨인라이트가 원정에선 평범해지는 반면 류현진은 강해진다. 그만큼 다저스타디움의 대비 효과는 두 투수 사이에선 더욱 극명해진다.
웨인라이트의 통산 다저스 상대 전적도 신통치 않다. 특히, 다저스타디움에서 6경기에 등판 1승 2패 평균자책점 5.16으로 부진했다. 웨인라이트 역시 다저스전에는 부담을 안고 등판할 수밖에 없다. 이 약점을 다저스 타선은 초반부터 집중 공략해야 한다.
배수의 진을 친 다저스 타자들의 집중력이 살아나면 다저스의 기적은 일어날 수도 있다. 그 기적은 류현진이 1회초부터 이끌어 내야 한다. 인터뷰에서 밝혔듯 5회까지만 던지겠다는 자세로 전력투구할 필요가 있다. 2승을 거둬 자신감이 상승한 세인트루이스의 기선을 제압할 필요가 있다.
사이영상 원투펀치 젝 그레인키와 커쇼 둘을 내고도 패한 다저스. 3차전은 숙명의 한판이다. 패배는 곧 시리즈 탈락을 의미한다. 배짱과 멘탈의 모든 찬사를 들었던 류현진의 진가가 3차전에서 드러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