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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없이도 충분’ 테크니션 위용 과시한 이청용


입력 2013.10.16 14:40 수정 2013.10.16 14:45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브라질전 ‘태권축구’ 논란 딛고 말리전서 명예회복

필드골 2개 만들어내며 ‘홍명보호 중심’ 재확인

이청용 ⓒ 연합뉴스

이청용(25·볼턴)은 브라질전 이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 선발 출전한 이청용은 브라질의 간판스타로 꼽히는 네이마르(FC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거친 플레이를 펼치며 '태권축구의 귀환'이라는 조롱을 들어야 했다.

이청용은 "개인기가 좋은 브라질 선수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홍명보 감독과 동료들도 이청용의 투지와 승부욕을 옹호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반칙으로 내준 찬스가 골로 연결되며 네이마르와의 자존심 대결은 판정패로 끝났다. 평소 순둥이 이미지의 이청용이었기에 갑작스럽게 달라진 거친 플레이는 많은 팬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1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말리와의 평가전은 이청용과 한국대표팀 모두에게 명예회복의 무대였다. 이청용은 역시 '파이터'보다 '테크니션'이 더 잘 어울린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이기도 했다. 아프리카의 복병 말리를 상대로 이청용은 화려한 돌파와 패싱력, 능수능란한 경기조율을 자유자재로 보여주며 팀의 3-1 역전승을 이끌었다.

구자철이 기록한 첫 페널티킥(PK)를 제외하고 한국이 기록한 나머지 필드골 2개는 모두 이청용의 도움으로 완성됐다.

특히 1-1로 팽팽한 상황이던 후반 시작과 동시에 손흥민의 역전골은 단연 백미였다. 수비벽을 돌아 침투해 들어가는 손흥민에게 이청용은 마치 자로 잰 듯한 깔끔한 침투패스를 찔러줬다. 직접 넣은 손흥민의 침착함도 돋보였지만 이청용의 넓은 시야와 감각적인 센스가 만들어낸 골이나 마찬가지였다.

후반 12분 오른쪽 측면에서 페널티지역 안으로 파고든 이청용은 수비수들의 집중견제에 시달리면서도 끝내 볼을 뺏기지 않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문전으로 쇄도한 김보경에게 패스를 연결하는데 성공했다. 마치 박지성의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명장면이었다. 왜 이청용이 대표팀 부동의 오른쪽 주전인지를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청용은 현재 대표팀 부동의 에이스로 꼽힌다. 허정무호 시절부터 A대표팀에 중용되기 시작한 이래 조광래-최강희-홍명보 체제를 두루 거치면서 이청용만큼은 부상이 없는 한 붙박이 멤버로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비록 대표팀이 오랫동안 골 가뭄에 시달리며 이청용이 공격 포인트를 기록할 기회는 적었지만, 골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이청용이 없는 대표팀은 상상할 수 없다.

말리전의 대활약을 통해 지난 브라질전의 아쉬움을 다소나마 떨쳐낸 이청용은 그가 태권도 없이 오직 축구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한 선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소속팀이 2부리그에서 고난의 세월을 보내는 와중에도 이청용은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대표팀의 든든한 믿을맨이자 베테랑으로 건재하고 있다는 게 홍명보 감독에게는 큰 위안이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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