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스케즈-케인에 패한 헌트-실바 벼랑 끝 맞대결
밸런스 헌트 우세..스탠딩 타격전에선 예측불허
‘사모아 괴인’ 마크 헌트(39·뉴질랜드)와 ‘빅풋’ 안토니오 실바(33·브라질)가 격돌한다.
7일(한국시각) 호주 브리즈번 브리즈번 엔터테인먼트 센터에서 열리는 ‘UFC FIGHT NIGHT 33’이 그 무대로 야수 같은 인기 캐릭터들의 격돌이라는 점에서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절친으로 유명하지만 양보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 승부다. 지난 5월 각각 케인 벨라스케즈(31·멕시코)와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29·브라질)에 참패, 또 패할 경우 향후 행보에 빨간불이 켜진다. 상대를 밟고 일어서야 생존할 수 있는 비정한 옥타곤에선 친분은 잠시 접어둬야 한다.
헌트는 산토스에게 당하기 전까지만 해도 기세등등했다. 실제로 헌트는 입식타격에서 대부분의 격투 인생을 보냈던 만큼, MMA의 기초가 부족한 탓에 종합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한참 아래 체급 선수에게도 쉽게 서브미션을 허용할 만큼 그래플링이 부족한 데다 치고 빠지는 날렵한 스타일도 아니라 테이크다운에 쉽게 노출됐다. 그렇다고 시간을 두고 종합무대에 적응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았다.
때문에 팬들은 헌트가 UFC에 입성한 것조차 의아하게 생각했다. 이전 무대들에서도 경기력이 신통치 않았던 그가 캐릭터를 내세워 몇 번 화끈한 경기를 치르다 장렬히 전사(?)한 후 퇴출 될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현재의 헌트는 당시와 완전히 달라졌다.
게으른 천재로 통하던 과거와 달리 늦은 나이에 MMA에 적응하며 헤비급 중상위 랭커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벤 로스웰에게 일방적으로 그라운드에서 압살당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뛰어난 태클 방어능력을 보여줬다. 오히려 자신이 역으로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며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비정한 문지기로 통하던 칙 콩고 역시 1라운드 KO로 제압했다.
계속해서 예상 밖 승리를 거뒀지만 '고층건물(Skyscraper)' 스테판 스트루브(25·네덜란드)와 경기가 잡혔을 당시엔 “이번에야말로 종합의 높은 벽을 경험할 것이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헌트의 상승세는 놀라웠지만 헤비급치고 너무 작은 신장(177cm)과 상대적으로 비대한 몸(120kg)으로 맞서기에 스트루브의 신장(211cm)은 벽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식시절부터 세간의 평가를 무색케 했던 헌트의 의외성은 또다시 발휘됐다. 결국, 무시무시한 펀치를 꽂으며 스트루브의 숨통을 끊어버렸다. 헌트의 강펀치로 인해 스트루브는 턱뼈가 부러지는 중상까지 입었다.
결국, 헌트는 연승을 발판삼아 헤비급 ‘2강’ 중 한 명인 '피콜로 대마왕'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27·브라질)와 격돌하기에 이른다. 팬들은 산토스의 엄청난 강함을 인정하면서도 헌트 특유의 의외성과 타격가끼리 충돌이라는 점에서 혹시 모를 대형사고도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늦은 나이에 '속성'으로 종합에 적응한 헌트가 당해내기에 젊은 강자 산토스의 벽은 너무도 높았다. 젊은 시절 같았으면 타격의 우위를 앞세워 보기 좋게 때려 눕혔을지 모르지만 옥타곤이라는 특수성, 그리고 종합 적응도와 신체능력(나이+체격)의 차이는 넘어서기 어려웠다. 끝내 영리한 산토스 경기운영에 밀려 KO패 당했다.
헌트가 작은 체격에도 정면대결로 헤비급에서 돌풍을 일으켰다면 실바는 상상 이상의 큰 체격에도 타격-그래플링의 적절한 조화를 통한 영리한 파이팅스타일로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신중하고 꼼꼼한 타입으로 알려진 실바는 그러한 성격답게 자신보다 전력상 떨어지거나 하락세에 있는 파이터들에게는 패배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만큼 경기력이 안정됐다는 증거로 어느 정도 계산이 되는 파이터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실바는 한계가 명확한 파이터다. 정상급에 가까운 상대들에게는 무기력한 패배를 반복했다. 스트라이크포스 마지막 경기에서 '울버린' 다니엘 코미어에게 1라운드 3분 56초 만에 KO패한데 이어 UFC 데뷔전에서는 '모아이 석상' 케인 벨라스케즈에게 1라운드 3분 36초에 TKO패 당하는 굴욕을 당했다.
이를 갈고나온 벨라스케즈와의 2차전에서도 1차전의 기록을 깨며(?) 1라운드 1분 21초 만에 TKO당했다.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상대들을 초반에 박살내는 경우도 많았지만 상승세의 강자들에게는 변변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지기 일쑤다.
일단 밸런스에서는 헌트보다 실바가 앞선다. 실바의 경우 스탠딩-그라운드에서 고르게 공격옵션을 구사할 수 있지만, 헌트는 공격적인 그래플링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 헌트가 실바에게 탑 포지션을 내준다면 엄청난 파운딩 폭격은 물론 서브미션 공포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바는 전 부문에서 어중간하다는 약점이 있다. 확실하게 상위권 강자들을 압도할 강점이 없다. 때문에 테이크다운에 실패한 채 스탠딩 타격전으로 승부가 이어진다면 펀치 각을 만드는데 능한 헌트에게 카운터펀치를 허용할 공산도 크다.
[UFC FIGHT NIGHT 33 대진표]
- 7일(한국시각) 오전 10시 50분 수퍼액션 생중계
<메인카드>
마크 헌트 VS 안토니오 실바 (헤비급매치)
마우리시오 쇼군 VS 제임스 테 후나 (라이트헤비급매치)
라이언 베이더 VS 앤소니 페로쉬 (라이트헤비급매치)
팻 베리 VS 소아 파렐레이 (헤비급매치)
다일런 앤드류스 VS 클린트 헤스터 (미들급매치)
<언더카드>
줄리 케드지 VS 베티 코레이아 (여성부 밴텀급매치)
미즈가키 타케야 VS 남 판 (밴텀급매치)
닉 링 VS 카이오 마갈레스 (미들급매치)
리치 바스 VS 저스틴 스코긴스 (플라이급매치)
브루노 산토스 VS 크르지스토프 조코 (미들급매치)
벤 월 VS 알렉스 가르시아 (웰터급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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