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니츠카야가 소치 올림픽 피겨 단체전에서 고득점을 받은 것도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 연합뉴스
21세기 현대 피겨스케이팅은 고난도 점프와 예술성 높은 안무, 정교한 스텝 등 ‘토탈 패키지’를 요구한다.
그런 점에서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러시아)는 아직 풋내기다. 스핀은 탄성을 내지르게 하지만, 나머지 기술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점프는 도약이 낮고 비루하다. 특히, 트리플 러츠는 잘못된 발목 기울기로 도약하는 심각한 오류가 있다. 스텝도 편안하지 못하다. 안무는 주어진 시간 안에 급급하게 소화한다는 인상이 짙다. 낯간지러운 안무도 옥에 티다. 애꿎은 빙판을 손으로 긁거나 심판을 향해 애처로운 눈빛을 보내는 안무는 지난 1990년대 유행한 감성이다.
‘복고풍 감성’ 리프니츠카야가 소치 올림픽 피겨 단체전에서 고득점을 받은 것도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홈 어드밴티지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리프니츠카야는 10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단체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개인 최고점으로 1위에 등극했다.
기술점수(TES) 71.69점예술점수(PCS) 69.82점을 받은 리프니츠카야는 합계 141.51점으로 그레이시 골드(미국·129.38점)에 크게 앞선 1위 자리를 지켰다. 리프니츠카야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서도 72.90점을 받아 두 종목 합계 214.41점의 높은 점수를 얻었다. 김연아가 지난 시즌 세계선수권서 "지구의 유산(레미제라블)" 극찬 세례 속 수립한 218.31점에 근접한 점수다.
그러나 리프니츠카야의 기록은 거품과 같다. 거품을 걷어내면 '꼬마 체조'선수라는 수식어만 남을 수도 있다. 심판은 쇼트와 프리 모두 리프니츠카야의 명백한 러츠 오류를 감점처리 하지 않았다. 또 예술점수는 무려 69.82점을 줬다.
이날 2위 그레이시 골드(미국)의 예술점수가 61.89점임을 볼 때 리프니츠카야의 예술점수는 황당할 따름이다. 그레이시 골드는 더욱 깔끔한 기술과 풍성한 안무를 선보였기에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피겨는 스핀만으로 순위를 결정하는 종목이 아니다. '유연성’은 피겨에서 ‘옵션’일 뿐이다.
리프니츠카야의 피겨를 대하는 자세에도 문제가 있다. 트리플 러츠 오류에 대해 “요즘 누가 정석으로 러츠를 뛰느냐, 스핀만으로 충분히 커버 가능하다”고 시대에 뒤떨어진 궤변을 토해냈다.
한술 더 떠 ‘피겨퀸’ 김연아를 향해서도 “한 번 보고 싶다. 올 시즌 그랑프리에 출전하지 않아 소치에서 처음 대면하게 된다”며 디펜딩 챔피언과의 진검승부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당돌한 리프니츠카야는 '믿는 구석'이 있는 모양이다.
러시아 소치에서 혹시 통할지 모를 믿는 구석이 찝찝하긴 하지만 김연아를 넘기엔 아사다 마오처럼 역부족이란 사실이 드러난 단체전 연기를 보면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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