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맞대결’ 김연아vs아사다 마오 통산전적
주니어 시절부터 15차례 만나 김연아 9승 6패
맞대결 펼쳤을 때 금메달 13번이나 나눠가져
10년간 이어져온 길고 길었던 라이벌의 맞대결이 이제 마지막 승부만을 남겨두고 있다. 바로 2000년대 후반 세계 피겨계를 이끌었던 김연아(24)와 아사다 마오(24)의 질긴 인연이다.
김연아와 아사다는 20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리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나선다.
앞서 펼쳐진 조편성에서 김연아는 30명 가운데 17번을 뽑아 3조 5번째로 배치됐다. 아사다 역시 하필 마지막 순번인 30번째로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미 두 선수는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마지막 무대인만큼 혼신의 힘을 다한 최고의 연기를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사다 마오는 2002년 주니어 무대에 등장하자마자 세계 피겨계의 주목받는 신인으로 각광받았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기술과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일본 피겨계는 장차 그녀가 올림픽 등 세계무대를 휩쓸 것으로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피겨 불모지 한국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동갑내기 선수가 있었다. 바로 김연아다. 김연아는 주니어 무대를 평정하고 있던 아사다 마오를 상대로 2005-06시즌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덜컥 우승을 차지한다. 그리고 더 큰 무대인 시니어로 자리를 옮긴 두 선수는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기에 이른다.
김연아와 아사다의 라이벌 관계가 10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사실 두 선수가 직접적으로 맞대결을 펼친 횟수는 그리 많지 않다. 세계선수권 또는 그랑프리 파이널 등 메이저대회가 대부분이며 그랑프리에서는 2009-10시즌 에릭봉파르가 유일하다.
통산 15차례 맞대결에서 승자는 9번이나 높은 점수를 받은 김연아다. 주니어 시절(아사다 2승 1패 우세)을 제외하면 김연아가 8승 4패로 2배나 많은 승리를 거뒀다.
특히 김연아는 2009년부터 2010 밴쿠버 올림픽 때까지 절정의 기량을 선보였는데 출전한 6개 대회서 모두 우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같은 기간 김연아를 네 차례 만난 아사다는 당연히 우승횟수가 제로였다.
가장 최근 맞대결은 지난 2012-13시즌 세계선수권이다. 김연아는 올림픽 이후 2년만의 복귀전에서 218.31이라는 높은 점수로 자신의 두 번째 세계선수권 타이틀을 따냈다. 196.47점에 머문 아사다는 김연아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동메달에 그쳤다.
두 선수가 진정한 라이벌이라 부를 수 있는 이유는 서로 만났을 때 최고의 모습을 기량을 보였기 때문이다.
김연아와 아사다는 동시에 출전한 15개 대회서 모두 13개의 금메달을 나눠가졌다. 김연아가 8개, 아사다가 5개를 획득한 가운데 이 두 선수의 우승확률은 무려 86.7%에 달한다.
금메달을 차지하지 못한 두 차례 예외는 2006-07시즌 세계선수권과 김연아가 올림픽 우승 후 잠정 휴식기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 대회였던 2010-11시즌 세계선수권이다. 2006-07시즌에서는 부상 투혼을 펼친 김연아가 쇼트에서 1위에 올랐지만 프리 연기를 펼치다 넘어져 점수를 잃었고, 2010-11시즌에는 목표의식을 잃은 김연아와 슬럼프에 빠진 아사다로 인해 김이 샌 대회였다. 공교롭게도 두 대회서 우승한 선수는 얼마 전 은퇴한 안도 미키다.
2009-10시즌은 두 선수의 기량이 절정에 달했던 시즌이다. 모두 세 차례 맞대결을 펼쳐 김연아가 2승 1패로 우위를 보였다. 특히 2010 밴쿠버 올림픽이 백미였는데, 김연아는 무결점 연기로 세계 최고 기록을 세웠고, 아사다 역시 트리플악셀을 세 차례나 선보여 205.5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얻었다. 금메달은 당연히 김연아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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