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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목 아니다’ 2014 이승엽, 2013 이병규처럼..


입력 2014.03.09 08:04 수정 2014.03.10 09:31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 내부 ‘절대 신뢰’

이병규 사례처럼 화려한 부활 기대

이승엽 부활에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것은 지난해 이병규 사례다. ⓒ 연합뉴스

국민타자 이승엽(39·삼성)은 올해 부활할 수 있을까.

지난 시즌 이승엽은 한마디로 부진했다. 352홈런 고지를 돌파하며 프로야구 역대 최다홈런 신기록을 경신했지만 시즌 자체로 봤을 때는 실망스러웠다. 타율 0.253(443타수 112안타) 13홈런 69타점 62득점이라는 성적표는 이승엽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았다. 프로 데뷔 이래 국내무대에서 보낸 최악의 시즌이었다.

팀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우승은 차지했지만 이승엽 방망이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삼성이 통합 3연패에서 중대한 고비에 설 때마다 부진한 이승엽은 물론, 그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은 류중일 감독 역시 팬들의 비난을 들었다.

지난해 이승엽 부진과 함께 따라붙던 키워드가 바로 노쇠화였다. 76년생 이승엽은 우리 나이로 올해 39세다. 웬만한 선수라면 정점을 넘어 이제는 은퇴를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다. 이승엽이 지난해 부진하자 일부 팬들은 노골적으로 한물 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승엽은 올 시즌 다시 한 번 명예회복을 노린다. 류중일 감독도 이승엽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이름값이나 감상에 따른 맹목적인 믿음이 아니다. 이승엽이 얼마나 독기를 품고 있는지,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는지 그 과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기에 보낼 수 있는 신뢰다.

류 감독과 코칭스태프만이 아니라 선수단 내부에서도 이승엽에 대한 신뢰는 상상 이상이다. 최고타자로서의 기량은 물론 철저한 자기관리와 프로의식에서 후배들의 구심점이 되는 상징적 존재이기도 하다.

이승엽 부활에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것은 지난해 이병규(LG) 사례다.

이승엽보다 한 살 많은 이병규는 지난 시즌 생애 7번째 황금장갑을 손에 넣으며 불혹을 앞둔 나이에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타율 0.348로 역대 최고령 수위타자에 올랐고, 양준혁(전 삼성)이 세운 역대 최고령 골든글러브 수상기록도 갈아치웠다.

이승엽에게 더 이상 30홈런-100타점 이상을 바라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승엽이기에 받을 수 있는 기대치는 유효하다. 중요한 순간에 날리는 한 방, 하나하나 쌓아가는 홈런 기록이 곧 프로야구의 역사가 된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꾸기 힘든 특별한 가치다.

과거 양준혁이나 이종범이 그러했듯, 한 시대를 풍미하고 있는 스타로서 어느덧 노장 반열에 오른 이승엽이 나이를 먹고서도 꾸준함을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느냐는 후배들에게도 이정표로 남을 수 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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