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잃은’ 아사다 마오의 홀로서기
목표점이자 롤모델 김연아 사실상 은퇴
자극제 사라졌지만 불타는 열정으로 세계선수권 준비
아사다 마오(24·일본)는 '김연아 바라기'다.
아사다는 김연아에게 많은 영감을 받았다. 스스로 “김연아가 없으면 나도 성장할 수 없었다. 강력한 동기부여 대상이다. 같은 동양인으로서 많은 주목을 받았고, 나 또한 동료로서 (김연아의 업적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할 정도다.
아사다는 김연아의 강렬한 피겨 스케이팅에 매료됐다. 그래서 한때 ‘노선’까지 바꿨다. 트레이드마크였던 앙증맞은 연기를 버리고 섹시한 아가씨로 거듭나려 무던히 노력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대표적 예다. 김연아가 본드걸, 거쉰으로 세계를 유혹하자 아사다도 프리스케이팅 종에서 짙은 핏빛 입술, 앵두빛깔 드레스로 나타나 요염하고 성숙한 자태를 뽐냈다. 임팩트를 가하기 위해 스스로 두 뺨을 ‘찰싹~찰싹’ 때리는 파격적인 안무까지 선보였다.
그런 아사다에게 자극제였던 김연아가 사라졌다. 김연아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사실상 은퇴했다. 아사다는 지금 어떤 심정일까.
일단 아사다는 오는 24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집중하고 있다. 김연아와 동반 은퇴를 예고한 행보도 보류했다. 아사다는 소치 올림픽이 열리기 전 “마지막 현역 무대”라고 밝혔지만 막상 올림픽이 끝나자 “은퇴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일각에서는 스폰서와 계약연장, 일본 빙상연맹의 은퇴 만류 추측도 제기됐지만, 그보다 아사다 본인의 마음 정리가 안 된 듯하다.
한마디로 ‘미련’이 남았다. 아사다는 피겨 밖에 모르는, 피겨에 대한 애정이 넘쳐 흐르는 ‘피겨 바보’이기 때문이다. 또래 여성의 관심사인 남자친구, 패션 등엔 일절 문외한이다. 온종일 개인 빙상장에 틀어박혀 허리를 비틀어 트리플 악셀 뛰고 멀미날 정도로 회전하며 발에 물집 잡힐 정도로 스텝을 밟는다.
오히려 지금이 아사다의 피겨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일지도 모른다. 독보적인 1인자가 은퇴한 춘추전국시대, 아사다를 비롯한 2그룹은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는 소치올림픽 1·2위 김연아와 소트니코바가 불참한다. 대신 러시아 ‘신예’ 리프니츠카야와 농익은 베테랑 카롤리나 코스트너(올림픽 동메달) 등이 출전한다.
목표점(김연아)은 사라졌지만 피겨에 대한 아사다의 애정은 더욱 짙어졌다. 만년 2인자의 꿋꿋한 홀로서기를 기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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