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설에 화난 이혜훈 측 "경선중단할 수도"
정몽준 측도 반발 "당원과 여성유권자 신뢰 깨는 것"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본격적인 당내 경선을 시작하기도 전 ‘컷오프’ 과정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했다. ‘레드카드’를 앞둔 이 최고위원은 물론 경쟁 상대인 정몽준 의원까지 가세해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이 최고위원 측 핵심관계자는 26일 ‘데일리안’과의 전화통화에서 “두자릿수 지지율을 보이는 후보를 컷오프에서 탈락시키는 게 말이 되는가”라면서 “누가 봐도 뻔한 속셈이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지현 대변인도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지금까지 컷오프 방식을 통해 3~5배수가 원칙이라고 공표해 온 공당이 스스로 이를 뒤집는다면 원칙에 안 맞는 일”이라며 경선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이 대변인은 “컷오프는 경선을 치루기에 너무 많은 후보가 등록할 때 운영상 경선을 치룰 수 있는 수로 줄이는 의미”라며 “후보 3명이 너무 많다고 2명으로 줄이겠다는 것은 상식이하의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초박빙 상황에서도 2.9%짜리 홍준표 후보도 컷오프하지 않았고, 2012년 대통령 후보 경선 때도 박근혜 (58.4%) 후보에 비교도 안 되는 김태호(1.9%), 임태희(0.4%) 후보도 컷오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듯 컷오프 취지에도 맞지 않고, 전례에도 없고, 공당이 이미 발표한 원칙을 뒤집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선거 구도에 영향을 주겠다는 의도 외에는 설명이 어렵다. 명백한 불공정 경선이고 경선 중단을 불러올 수 있는 중대국면에 처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변인은 또 “당심과 TV토론 등에서 우위를 점하는 이 최고위원을 억지로 빼려는 특정후보의 의사가 반영되는 것이라면 더욱 심각한 문제”라면서 “이렇듯 원칙과 상식에도 맞지 않는 3명에서 2명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것 자체가 특정후보를 위해 경선 구도를 흔들어 보겠다는 저의가 있다고 밖에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터무니없는 사안이 현실화 되리라고는 상상도할 수 없지만, 만약 그렇다면 이것은 경선판 자체를 파국으로 몰고 갈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며 “이미 특정 후보에 대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린 상태에서 공정성 시비의 파장과 후유증은 상상이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흥행을 통해 본선 경쟁력을 높이려는 경선이 자칫 잘못하면 불공정 덫에 결려 중단되는 우를 범할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정몽준 측 “당원과 여성유권자의 신뢰를 깨는 것 경선 흥행에도 도움 안돼”
당내 경쟁상대인 정 의원도 이 최고위원의 컷오프 탈락 가능성이 높아진 것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다.
정 의원 측 이수희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최고위원의 컷오프는 지금까지 경선 원칙을 깨는 것으로 그간 당 지도부가 주창해 온 흥행에도 도움이 안 되는 결정”이라며 “빅3 경선을 믿고 있던 당원과 여성유권자의 신뢰를 깨는 것이고 여성후보에 대한 명백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여성후보의 선전을 응원했던 많은 당원과 여성유권자들의 신뢰를 깨는 것이며 상식에도 맞지 않는 결정으로 경쟁 후보자의 입장에서 방관할 수 없는 중대한 일”이라며 “이 최고위원의 컷오프를 강행할 경우 공정한 경선 원칙을 훼손함은 물론 본선에서도 여성유권자의 외면 등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엄중하게 알린다”고 경고했다.
앞서 24일 공천위는 정밀 여론조사를 실시해 예비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할지 여부를 오는 27일까지 결정하기로 했다. 공천위의 컷오프 기준이 된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에서 이 최고위원은 지지율 7%를 기록해 40%를 얻은 정 의원, 28%를 받은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큰 격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 전 총리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 최고위원을 조기에 탈락시키려는 게 아닌가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 전 총리가 사실상 친박계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이 최고위원이 경선에 끝까지 참여할 경우 친박계의 표가 분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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