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따로노는 금융당국·생보업계…온라인 변액보험 ‘엇박자'


입력 2014.03.27 13:41 수정 2014.03.27 14:30        윤정선 기자

금융위, 생보협회 준칙 보완지시…생보협회 "그럴 필요 없어"

금감원 "표준계약권유준칙은 우리와 무관"

오는 4월1일부터 온라인을 통한 후취형 변액보험 상품 판매가 가능하지만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 생명보험협회는 보험사의 판매 방법을 두고 어떠한 가이드라인도 제시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금감원은 생보협회가 만드는 가이드라인(표준계약권유준칙)이 자신들과 관련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데일리안

온라인 변액보험 판매가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내달 1일부터 온라인을 통한 후취형 변액보험 상품 판매가 가능해짐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염두해 생명보험협회에 기존 변액보험 표준계약권유준칙을 재확인하라며 요청했다.

생보협회는 기존 표준계약권유준칙을 손볼 마음이 없다. 표준계약권유준칙은 협회가 업계의 의견을 통해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금융당국의 소관이 아니다.

보험사 변액보험 판매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금융감독원도 사정은 마찬가지. 표준계약권유준칙은 자신들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물론 업계 자율로 운영된다지만 금융당국이 불완전판매 사실이 확인할 경우 제재조치를 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불완전판매 책임을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간 서로 떠넘기는 모양새다.

두 곳 모두 불완전판매에 손을 놓고 있다는 점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금융소비자가 떠안을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추후 논의를 통해 대안찾기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보험업감독규정을 개정해 내달 1일부터 보험사가 후취형 변액보험을 사전 신고 없이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당국이 후취형 변액보험의 온라인 판매를 허용한 명분은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선취형보다 환급금이 높은 후취형 상품을 키워 불완전판매나 중도해지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후취형은 사업비를 보험비가 아닌 적립금에서 차감하기 때문에 중도 해지하더라도 환급금이 원금에 가깝다. 반면 선취형은 보험료에서 사업비를 먼저 떼 중도 해지할 경우 원금의 60~70%밖에 돌려받지 못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후취형 변액보험 온라인 판매를 허용한 것은 해약 환급금을 높이기 위해서다"며 "온라인으로 판매하면 중개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적게 들기 때문에 후취형 상품의 경쟁력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소비자 피해를 줄이고 선택권을 넓힌다는 목적 아래 후취형 변액보험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온라인과 같은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은 비대면 영업을 허용해서라도 후취형 변액보험 상품 판매를 적극 권장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상품 자체가 어려워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면 안 된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지나친 규제로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고 판단해 온라인 판매를 허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 만큼 생명보험협회에 '변액보험 표준계약권유준칙'을 보완하도록 했다. 이달 안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생명보험 불완전판매 발생건수 중 변액보험 불완전판매 건수(금융소비자연맹 자료 재구성) ⓒ데일리안

금융위가 거론한 변액보험 표준계약권유준칙은 보험회사나 모집종사자가 보험상품을 판매할 때 적합성의 원칙에 따라 판매하도록 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그동안 변액보험의 온라인 판매를 허용한 적이 없어 현장(대면)영업을 중심으로 작성됐다.

금융위가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표준계약권유준칙을 재차 살펴보라는 메세지를 던진 것이다.

하지만 생보협회는 표준계약권유준칙을 보완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이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가 허용되더라도 기존 표준계약권유준칙을 활용하면 된다"며 "금융당국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보완할 계획이 없다"고 대답했다.

정부가 보완하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생보협회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맞서는 이유는 간단하다. 금융위가 표준계약권유준칙에 개입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표준계약권유준칙은 생보협회 주관 아래 업계의 목소리를 담아 자율적으로 만들도록 하고 있다. 이 준칙이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수단인데도 업계 자율에만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위나 금감원으로부터 표준계약권유준칙을 확인받을 의무가 없다.

관리감독기구인 금감원도 이같은 이유를 들어 무관하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변액보험 온라인 판매가 시작되기 전에 표준계약권유준칙 보완에 대한 확인여부를 묻자 "그건 우리와 무관하다"고 잘라 말했다.

사업비 후취형 변액보험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관리감독 규정없이 보험업감독규정을 개정해 판매하게 만든 금융당국이 뻘줌하게 된 셈이다. 물론 금융당국이 업계의 사정을 충분히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후취형 변액보험 판매의 문을 개방하더라도 변액보험 판매가 불티나게 팔릴 것이란 기대가 크지 않은 까닭에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후취형 변액보험의 경우 불완전판매를 줄이는데는 업계에서도 인정하는 사실이지만 수수료가 적기 때문에 사업성이 떨어져 당장 상품 개발과 판매에 의문"이라며 "금융당국도 이같은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현행대로 업계의 자율에 맡겨도 된다는 판단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윤정선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