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 '신의 선물-14일' 무엇을 남겼나
조승우 이보영 주연배우 호연 속 종영
'용의자 찾기' 남발…막판 시청률 하락
"둘 중 하나가 사라져야 끝난다."
딸을 찾으려는 엄마와 유괴범간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끝났다. 딸 한샛별(김유빈)은 무사히 엄마 김수현(이보영)의 품으로 돌아왔다. 마지막 회에서 밝혀진 '둘 중 한 사람'이었던 기동찬(조승우)은 자신을 희생하며 한샛별을 구했다.
올 상반기 안방극장에 장르물 열풍을 주도했던 SBS 월화극 '신의 선물-14일'(이하 '신의 선물')이 반전있는 결말로 종영했다. 22일 방송된 마지막 회에서는 유괴된 아이 한샛별을 살리기 위해 끝까지 고군분투하는 김수현과 기동찬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한샛별 유괴사건의 배후에 이명한(주진모)과 대통령 영부인 박지영(예수정)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살인을 한 아들의 죄를 덮기 위해 영부인은 이명한과 공모해 유괴 사건을 벌였고, 충격적인 사실을 접한 김남준 대통령은 책임을 지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그려진 전개는 '반전'이었다. 술이 잔뜩 취한 기동찬은 타임워프를 하기 전 한샛별이 죽은 채 발견된 저수지로 향했다. 이는 이명한의 계략이었다. 알콜성 기억상실증이 있는 기동찬은 쓰러져 있는 한샛별을 보고 자신의 어머니가 한샛별을 죽였다고 오해했다.
기동찬은 타임워프를 하기 전 자신이 이명한의 함정에 빠져 한샛별을 강물에 던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기동찬은 "둘 중 하나가 사라져야 끝난다"는 말을 떠올리며 "둘 중 하나는 나와 샛별이다. 내가 샛별이를 지켜주겠다"며 한샛별을 구하고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결국 '신의 선물'은 반쪽자리 해피엔딩으로 '찜찜함'을 남겼다.
이 드라마는 '시청률의 퀸' 이보영과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조승우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타임워프(time warp:시간왜곡)를 소재로 한 미스터리 감성 스릴러 드라마라는 독특한 장르는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배우들이 제작발표회에서 "미드 같은 느낌을 주는 새로운 작품이라 출연을 결심했다"고 입을 모은 터라 장르물을 선호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빠른 전개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냈고 방송이 끝나기가 무섭게 시청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용의자 찾기'에 주력했다. 시청자들은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집중하며 점차 '탐정'이 돼 갔다. 더불어 회가 거듭될 수록 용의자를 추리할 수 있는 복선이 깔리기 시작했고 엄마인 김수현을 제외하고 주변 인물 모두가 용의선상에 오르게 됐다.
하지만 너무 많은 용의자는 독이 됐다. 극적 전개를 위한 제작진의 장치라고 할 수 있지만 남발되는 용의자에 시청자들은 "이젠 지친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엄마 김수현이 유괴범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지만 결국 딸을 방치해 위험에 빠뜨리는 상황이 반복된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9%후반대에 머물렀던 초반 시청률은 후반부에 이르자 8% 초반대에 그치기도 했다.
여러 허점이 보였지만 조승우와 이보영의 호연은 큰 수확이다. 오랜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조승우는 맛깔난 사투리 연기로 그동안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에서 쌓아온 연기 내공을 발휘했다. 기동찬은 조승우에게 꼭 맞는 옷이었다.
데뷔 후 처음 모성 연기를 펼친 이보영도 딸을 잃어버린 엄마의 심정을 절절하게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다만 방송 초반 "우리 샛별이 어디있어요?"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던 캐릭터는 아쉬움이 남는다.
'절반의 성공'을 거둔 '신의 선물'이 시청자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사실 이 드라마가 내세운 '유괴' 소재는 많은 시청자들을 끌어당기기 힘들다. 아이를 가진 주부 시청자들은 "이런 드라마 보면 안 좋은 생각을 하게 돼 보기 싫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파격 소재를 택한 '신의 선물'은 엄마 김수현이 마지막회에서 내뱉은 대사를 통해 중요한 화두를 던진다. "국가는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고 특히 아이는 더욱 보호받아야 한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