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정치보복 걱정 말라" 이재명…영호남 아우르는 "국민통합" 외쳐

데일리안 광양·순천(전남) =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5.05.16 00:00  수정 2025.05.16 00:00

김상욱에 러브콜, 홍준표도 유화 메시지

"정치보복 무관심…대통령은 일꾼일 뿐"

호남 넘어가자 폭우 속 李 유세 열기 후끈

차기 정부는 '국민주권정부'…"통합 실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5일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 노래비 앞에서 유튜브 라이브 K-이니셔TV 케미폭발 '동서화합' 라이브 오프닝을 촬영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영남과 호남을 아우르는 '국민통합' 행보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정권이 교체될 경우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치보복' 가능성을 일축했다. 나아가 국민의힘 탈당 인사들을 향해서도 입당을 제안하는 등 유화책을 펼쳤고, 차기 정부의 명칭도 '국민주권정부'로 명명하며 대권 의지를 다졌다.


이재명 후보는 15일 영·호남의 화합과 교류의 상징적 장소인 경남 하동 화개장터에서 나흘째 선거유세를 시작했다. 이 후보는 이날 '동서화합'을 주제로 한 유튜브 라이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무소속 의원과 대선 경선에서 패한 뒤 탈당한 홍준표 전 대표를 향해 '러브콜'을 보냈다.


이 후보는 김 의원을 향해 "조금 전에 나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혀 준 것에 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우리 당으로 입당해서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또 홍 전 대표를 향해서는 "차라리 민주당으로 갔더라면 하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아마 엄청난 자괴감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합리적 보수' 인사를 포섭해 통합의 의지를 공고히 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민주당의 본산인 호남에서는 '정치보복'에 선을 긋고 나섰다. 그간 정치권에서는 조기 대선 시계가 빨라질수록 각종 사법리스크로 인해 구여권으로부터 공세를 받은 이 후보가 정권교체시 보복을 자행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21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나흘째를 맞은 15일 전남 광양시 전남드래곤즈 구장 앞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기다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 후보는 이날 전남 광양에서 "내 인생도 짧고, 집권 기간도 짧고, 할 일은 산더미인데 쫓아다니면서 괴롭히거나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것은 즐겁지가 않다. 정치보복 이런 것은 걱정하지 말라고 꼭 전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12·3 비상계엄 사태를 유발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그를 비호하는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한 비난에는 더욱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머슴이 제 위치를 벗어나 주인 행세를 하면 응징하고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며 "자기 위치를 착각한 사람 중 하나가 윤모 전 대통령"이라고 했다.


오전부터 내리던 부슬비가 폭우로 바뀐 오후, 이 후보는 전남 여수로 이동해 1980년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상기시키며 호남인들을 한껏 치켜세웠다. 그는 이순신 광장 유세에서 "이 빗속에도 여러분이 나온 것은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함과 간절함이 있었을 것"이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호남 민중들은 위대하다. 박근혜 정권도 이겨냈고 지금도 계속되는 내란도 이겨내고 있다"며 "80년 5월 광주의 역사적 경험이 있어 12월 3일의 내란도, 계엄도 이겨낼 수 있었다.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통합에 대한 의지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경상도도 힘들어 죽으려 한다. 호남과 다를 바 없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의 피해자들"이라고 다독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5일 쏟아지는 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인파가 운집한 전남 순천시 연향동 패션의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시간이 지날수록 굵어지는 빗방울에 전남 지역 내 호우특보까지 발효됐지만, 이 후보를 만나기 위한 지지자들의 의지는 오히려 강해졌다. 순천 유세장으로 이동한 이 후보는 폭우로 쫄딱 젖은 시민들을 위로하듯 "비가 너무 많이 온다. 나는 비를 맞지 않고 있어서 죄송하다"고 말하자, 지지자들은 "괜찮다. 어차피 다 젖은 거 우산 다 접고 듣자"며 호응하는 모습도 보였다.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어 보답하겠다"고 약속한 이 후보는 자신이 당선되면 출범할 '이재명정부'를 '국민주권 정부'로 명명했다. 정치권 갈등으로 국민 분열 양상을 꼽아 차기 정권에서 국민통합을 실현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다음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는 국민주권주의를 관철하되, 국민을 통합하는 정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이 후보의 이날 유세 동선을 '이순신 벨트'라고 설명했다. 노량해협을 바라보는 광양·여수, 왜고성 전투를 치른 순천, 이순신 장군의 임시사령부가 있던 목포를 차례로 방문한다는 의미다. 이 후보는 "우중에 (호남 시민들이) 보여준 절박함과 간절함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대통합 세상을 위해 분골쇄신할테니 6월 3일 압도적으로 이재명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 후보는 오는 16일부터 전북 익산을 시작으로 군산·전주·정읍 지역을 도는 전북 집중유세 순회 일정을 예고했다. 오후에는 전통 국악 청년들과의 간담회도 예정됐다. 이 후보의 이번 유세는 지역 곳곳을 찾아 민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단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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