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준의 부상 회복 여부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농구 대표팀 엔트리 구성의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 원주 동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준비 중인 농구대표팀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역시 높이와 득점력이다.
한국농구가 국제무대에서 가장 열세를 보였던 포지션은 빅맨이다. 김주성, 김종규, 이종현 등이 있지만 210cm 이상의 정통센터가 부족하다. 하승진(221cm)이 있지만 공익근무로 인한 공백기로 정상적인 팀 훈련을 소화하지 못해 아시안게임까지 체력과 실전 감각을 회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순수 외국인 선수의 귀화가 불발된 가운데, 팀당 출전 가능한 귀화선수 엔트리는 단 1장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대안은 이미 대표팀 경력이 있는 한국 국적 혼혈선수들의 재승선이다.
이승준, 문태영, 문태종 등은 모두 태극마크를 단 경험이 있고 한국 무대에서 활약한지도 오래돼 굳이 적응이 필요 없다는 게 강점이다. 최근 귀화 영입후보로 거론된 순수 외국인 선수들보다는 다소 못할지라도 기존 국내 선수들보다는 뛰어난 개인 기량과 운동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대표팀에 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합류 여부도 현재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승준은 올해 1월 불의의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재활 중이고 문태종-문태영 형제도 시즌 종료 후 휴식을 취하고 있다. 당장 대표팀에 합류하기도 쉽지 않고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
모두 30대 중반을 넘긴 선수들이라 유재학 감독이 추구하는 조직적인 수비농구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체력적인 문제도 우려된다.
정상 컨디션이라는 전제 하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는 역시 이승준이다. 국내 혼혈선수 중 국가대표 경험이 가장 풍부한 이승준은 유재학 감독과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3 아시아선수권을 함께한 바 있다.
유재학 감독의 스타일과 대표팀 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204cm의 준수한 신장에 흑인 뺨치는 탄력, 여기에 외곽슛 능력까지 겸비하고 있어 누구보다 활용도가 높다.
한국프로농구(KBL)에서의 다소 아쉬운 모습과 달리 국가대표에서의 이승준은 전혀 다르다.
사실상 에이스라고 손색이 없을 만큼 국제대회에서 출중한 공헌도를 보여줬다. 선수 본인의 태극마크에 대한 의지와 충성도도 매우 강하다. 하승진과 오세근의 컨디션을 장담하기 어렵고 김주성 외에는 경험 많은 빅맨이 없는 대표팀에서 그나마 수비 리바운드와 몸싸움이 가능한 이승준의 존재는 포기하기 쉽지 않다.
특급슈터 문태종의 경우, 불혹을 넘긴 노장이고 슈터 포지션에는 이미 조성민과 김민구라는 대안이 있다. 문태영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으나 국내무대에서의 활약에 비해 자신보다 큰 선수를 상대해야 하는 국제무대에서는 공수 모두 한계를 드러냈다.
높이 보강이 가장 절실한 대표팀으로서는 이승준의 부상이 얼마나 빨리 회복되느냐가 최종엔트리 선정에 가장 큰 변수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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