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데시마 먹칠' 라파엘 바란, 시메오네에 시답잖은 도발
세메오네 감독, 라데시마 위업에 상대 존중하는 박수까지 보내
레알 어린 바란, 패장에게 공 걷어차고 반성커녕 주먹 움켜쥐어
레알 마드리드의 '라 데시마' 제물이 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시메오네 감독(44)은 존중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올 시즌 그는 실력과 인성 모두 최고의 지도자였다. 그런데 레알 마드리드의 라파엘 바란(21)이 패장을 예우하기는커녕, 발길질했다. 시메오네를 향해 축구공을 걷어찬 것.
레알 마드리드가 25일(한국시각) 포르투갈 리스본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2013-14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라모스의 극적인 헤딩골에 이어 연장 후반에만 베일-마르셀루-호날두가 3골을 몰아치며 4-1 승리했다.
지난 2001-02시즌 이후 12년 만에 통산 10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레알은 서로가 서로를 얼싸안고 ‘빅이어’를 번쩍 들어 올리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레알은 전반 고딘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0-1로 끌려가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종료 1분을 앞두고 라모스가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다 잡은 승리를 놓친 AT마드리드는 망연자실했다. 연장으로 접어들자 주도권은 레알로 완전히 넘어갔다. 가레스 베일의 결승골과 마르셀로의 추가골이 터지며 대승을 거뒀다.
호날두의 PK골(4-1)까지 터지자 상대팀 시메오네 감독은 박수를 쳤다. 유럽 축구 역사상 최초로 ‘라데시마(챔피언스리그 10회 우승)’를 달성한 것에 대한 축하와 경의의 표시였다.
이런 훈훈한 분위기 속에 찬물을 끼얹은 선수가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라파엘 바란이다. 승리의 기쁨에 겨워 본분을 망각한 탓일까. 패장 시메오네 감독을 향해 공을 찼다. 일개 병사가 전의를 상실한 패장의 수염을 뽑으려는 치기어린 기세로 보였다.
시메오네 감독은 눈을 부라리며 그라운드에 난입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아르헨티나 출신의 디마리아까지 나서서 라파엘 바란 대신 시메오네 감독에게 사과했다.
시메오네 감독은 바란을 부르며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라파엘 바란은 오히려 주먹을 움켜쥐었다. 철부지 오기를 앞세워 시메오네 감독에게 달려들 자세를 취했다. 동료들이 말리지 않았다면 시메오네 감독과 라파엘 바란은 몸싸움이 일어날 뻔했다.
프랑스 출신의 ‘사춘기 청년’ 라파엘 바란 한 명 때문에 레알의 라데시마(라데시마) 위업에 오점을 남겼다.
올 시즌 모든 면에서 존경받아 마땅한 시메오네 감독은 유럽 결승전에서 퇴장 당했다. 레드 카드 이유는 그라운드 난입이었다. 시메오네 감독의 무거운 뒷모습에 레알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표정이 굳어졌다.
안첼로티 감독은 평소에 “축구 선수는 실력과 인성이 비례해야 한다”고 역설해왔다. ‘제자를 잘못 가르친’ 안첼로티 감독이 시메오네 감독을 볼 면목이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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