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윤석영 '엔트으리' 깰 마지막 어필 찬스
원칙 깬 발탁 등 논란 속에 최종엔트리 승선
튀니지전 맹활약으로 잡음 잠재우고 시선 바꿔야
'2014 브라질월드컵' 이라는 위대한 도전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튀니지와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마지막 국내 평가전을 치른다.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리는 튀니지전은 홍명보 감독의 최종엔트리 발표 이후 처음 열리는 평가전으로 월드컵 본선에 나설 최정예 멤버의 윤곽을 가늠할 수 있는 한판이다.
1998 프랑스월드컵부터 2006 독일월드컵까지 3회 연속 본선 진출한 바 있는 튀니지는 카메룬과 맞붙은 최종예선에서 1·2차전 득점 합계 1-4로 패해 2014 브라질월드컵 진출은 좌절됐다.
하지만 튀니지(FIFA랭킹 49위)는 한국(FIFA랭킹 55위)이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서 상대할 알제리의 가상 파트너로 꼽힌다. 알제리와는 스타일이 다르지만 아프리카 선수들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는데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논란 속에 발탁된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과 왼쪽 풀백 윤석영의 활약 여부다. 모두 이번 시즌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해 실전 감각이 많이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이 “원칙을 깼다”는 말까지 하면서 둘을 최종엔트리에 올렸다.
‘엔트으리’ 등 비꼬는 패러디까지 난무한 가운데 이들이 제 컨디션을 발휘해 눈에 띄는 활약만 한다면, 대표팀 전력은 물론 홍명보 감독도 향후 행보에서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더군다나 이번 경기는 월드컵 전 국내서 열리는 고별전이다. 국내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월드컵에 당당히 설 수 있는 마지막 어필 무대인 셈이다.
대표팀 차출 과정에서 논란이 많았던 박주영은 누가 뭐래도 홍명보호의 붙박이 공격수다. “경험이 풍부한 박주영을 택한다. 대체자를 찾지 못했다”는 홍명보 감독 말대로 A매치 62경기 24골을 기록하고 있는 박주영은 현재 대표팀에서 중요한 공격자원임에는 틀림없다. 많은 논란을 딛고 제 기량을 선보이느냐가 관건이다.
김신욱, 이근호 등이 함께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지만 박주영을 향한 홍명보 감독의 신뢰는 매우 두텁다. 봉와직염으로 인해 지난달 귀국해 재활해 총력을 기울인 박주영은 소집훈련 과정에서 슈팅이나 공간침투 능력 등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지난 25일 훈련에서는 개인 시뮬레이션 슈팅 연습까지 실시하는 등 출격이 유력하다.
'황제 훈련'이 아니냐는 비난 여론에 부딪히기도 했던 박주영은 지난달 24일 재활훈련 시작을 위해 파주NFC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국민들이나 모든 사람들이 조금 더 너그럽게 봐준다면 좋은 훈련을 받고 그라운드에 올라 활약을 하는 것이 가장 큰 보답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영이 실전에 나선 것은 지난 3월5일 그리스와의 평가전이 마지막이다. 당시 전반 45분만 소화하면서 결승골을 터뜨렸지만, 약 3개월 여 만에 실전에 나서는 만큼 확실하게 건재를 알릴 필요가 있다. 그 기회가 튀니지전이다.
홍명보 감독의 또 다른 애제자 윤석영은 꾸준히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했던 박주호가 부상으로 최종엔트리에서 낙마한 것과 맞물려 본의 아니게 논란에 휩싸였다.
박주영 보다는 많지만 윤석영은 토트넘서 임대 영입된 베누아 아수 에코토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려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윤석영은 2013-14시즌 QPR에서 9경기를, 시즌 중반 돈캐스터로버스FC로 임대돼 3경기 뛰는데 그쳤다. 꾸준한 출전과 활약이라는 홍명보 감독 잣대에는 엄밀히 말하면 덜 부합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윤석영은 2012 런던올림픽(동메달)과 같은 큰 무대에서 뛰어본 경험이 있고, 힘겨운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유럽 무대에서 뛰고 있다는 점도 세계 최고의 무대인 월드컵에서는 강점이 될 수 있다.
소속팀의 EPL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교체명단) 일정 때문에 가장 늦게 합류한 윤석영은 왼쪽 풀백 주전자리를 굳혀가던 김진수가 부상으로 튀니지전 출전이 어렵게 되면서 출격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른쪽 풀백 자원인 김창수가 대안으로 떠오르기도 했지만 윤석영에게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윤석영은 지난 3월 22일 미들즈브러전에서 최우수 선수로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반슬리와의 시즌 최종전에서는 결승골이자 데뷔골을 터뜨리며 QPR의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에 기여하는 등 최근 활약이 두드러졌다. 그동안 소속팀 팀에서 출전 기회를 못 잡으며 한동안 대표팀에서 멀어지고 왼쪽 풀백 자리를 후배 김진수에 내줬던 윤석영으로서는 최근의 상승세를 튀니지전에서 이어갈 필요가 있다.
논란과 비판의 시선을 따스한 격려의 눈길로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 해법은 그라운드에서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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