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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끝내지 못한 논란 ‘절실함' 안 보였다


입력 2014.05.29 14:18 수정 2014.05.29 14:19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위치선정-타이밍 엇박자 ‘어색한 호흡’

소극적 몸싸움-체력저하, 숙제만 남아

박주영은 몸싸움에 소극적이었고 후반 들어 체력저하까지 드러내며 활동량도 기대에 못 미쳤다. ⓒ 연합뉴스

다시 한 번 그의 활약에 시선이 쏠렸다.

홍명보호 부동의 원톱으로 꼽히는 박주영은 28일 오후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평가전에 선발 출장해 75분간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대표팀은 튀니지에 0-1로 무기력하게 패하며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경기에서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소속팀에서의 경기력 논란에 시달리던 박주영은 홍명보호 출범 이후 첫 승선이던 지난 3월 친선 그리스전에서 결승골을 작렬하며 화려하게 귀환했다. 홍명보 감독에게 박주영 발탁의 명분을 안겨준 골이었다. 예상대로 박주영은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무난하게 승선했다.

하지만 딜레마는 끝나지 않았다. 박주영은 그리스전 이후에도 소속팀에서 이렇다 할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다. 급기야 봉와직염 부상을 핑계로 소속팀을 떠나 국내에서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전담 관리를 받으며 황제훈련 논란까지 자초했다.

이번 튀니지전은 그리스전 이후 박주영이 나선 첫 공식경기였다. 홍명보 감독은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박주영을 곧바로 선발명단에 포함시키며 변함없는 신뢰를 과시했다.

공백기는 자연히 경기력에서 그대로 반영됐다. 초반 몸놀림은 나쁘지 않았다. 좌우와 2선으로 폭넓게 움직이며 미드필더들과의 연계플레이를 통해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호흡이 맞지 않았다.

위치 선정과 타이밍에서 엇박자를 드러내며 겉도는 기색이 역력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박주영이 미리 볼을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지 못해 패스연결이 끊기거나, 혹은 박주영이 2선까지 내려왔을 때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선수가 없어 외곽에서 죽은 패스로 겉돌기 일쑤였다.

공격수 본연의 예리함 면에서도 낙제점이었다. 강한 압박과 협력수비를 펼친 튀니지를 상대로 박주영은 번번이 몸싸움에서 튕겨 나오거나 공을 잡고 제대로 돌아서는 것도 힘에 겨웠다.

전반 제대로 된 슈팅을 한 차례도 구사하지 못한 박주영은 후반 3분에 들어서야 오른발로 첫 유효슈팅을 기록했지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이날 가장 좋은 장면이었지만 거기까지가 끝이었다.

그리스전 당시 박주영의 움직임에는 절실함이 있었다. 당시에도 경기에는 많이 나가지 못했지만 꾸준한 팀 훈련을 통해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고, 그리스전은 박주영의 월드컵 승선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마지막 시험무대였다. 박주영은 단 한 번의 찬스를 살려서 득점과 월드컵 티켓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최종엔트리 확정이후 여유가 생겨서일까. 튀니지전에서 박주영의 움직임에서는 그런 절실함을 볼 수 없었다. 공격수라기보다는 미드필더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다. 몸싸움에는 소극적이었고 후반 들어 체력저하까지 드러내며 활동량도 기대에 못 미쳤다.

결국 박주영은 후반 30분 김신욱과 교체 돼 그라운드 밖으로 나왔다. 월드컵 개막까지 체력과 실전 감각을 더 끌어올려야한다는 숙제만 남긴 경기였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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