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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냐 사랑이냐…'극과 극' 일일드라마 출격


입력 2014.06.01 10:54 수정 2014.06.04 08:59        부수정 기자

KBS2 '뻐꾸기 둥지'·SBS '사랑만 할래' 첫 선

'막장 카드=시청률 보증 수표' 공식 여부 관심

SBS와 KBS가 이번 주 나란히 저녁 일일극 방송을 시작한다. 두 드라마 모두 가족극을 표방하지만 내용은 극과 극이다. ⓒ SBS '사랑만 할래' 포스터

SBS와 KBS가 6월부터 나란히 새 저녁 일일극 방송을 시작한다. 두 드라마 모두 가족극을 표방하지만 내용은 극과 극이다.

2일 방송될 SBS '사랑만 할래'는 막장요소가 없는 청정 드라마를 지향한다. 세월호 참사로 가라앉은 국민들의 마음을 따뜻한 드라마로 치유하겠다는 목표다.

지난 28일 서울 목동 SBS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안길호 PD는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할 수 있는 유쾌하고 밝은 드라마"라며 "특히 불륜 같은 자극적인 요소를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최윤정 작가는 "세월호 사고 이후 국민들이 우울한 시기인데 우리 드라마를 통해 밝고 건강한 기운을 되찾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BS는 올 들어 '엔젤아이즈', '기분좋은 날' 등 막장 코드가 없는 '착한 드라마'를 선보이고 있다. '사랑만 할래' 역시 이런 방향과 맥을 같이 한다.

MBC '오로라공주'로 얼굴을 알린 배우 서하준을 비롯해 임세미, 남보라, 김예원, 윤종훈 등 젊은 연기자들이 출연해 세 가지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남자 주인공 서하준은 유복자로 태어나 작은아버지를 친아버지로 알고 자란 김태양 역을 맡는다. 여자 주인공 임세미는 자신을 낳다 죽은 친모의 존재는 모른 채 새 엄마를 생모라 믿고 자란 최유미를 연기한다. 두 사람은 얽키고 설킨 관계다. 김태양의 생모가 바로 임세미의 새엄마라는 사실. '출생의 비밀'이라는 뻔한 소재는 아쉽지만 두 사람이 그려낼 운명 같은 사랑에 중점을 둘 것이라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남보라는 미혼모 김샛별로 분해 백마탄 왕자인 부잣집 아들 최재민(이규한)과 조건 없는 사랑을 한다. 윤종훈과 김예원은 각각 김우주와 홍미래 역을 맡아 알콩달콩 연상연하 커플을 선보일 계획이다. '평범하지 않은 세 커플이 온갖 역경과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다'는 게 드라마의 주된 내용이다.

제작진은 "상류층 가족의 허세와 껍데기를 보여주고 서민층 가족의 가슴 찡한 가족애 등을 그릴 것"이라며 "드라마를 통해 진정한 가족의 행복과 사랑이 무엇인지 곱씹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SBS와 KBS가 이번 주 나란히 저녁 일일극 방송을 시작한다. 두 드라마 모두 가족극을 표방하지만 내용은 극과 극이다. ⓒ KBS2 '뻐꾸기 둥지' 포스터

'사랑만 할래'보다 하루 늦게 방송될 '뻐꾸기 둥지'는 배우 장서희의 드라마 복귀작이다. 그간 중국에서 주로 활동했던 장서희는 이 드라마를 통해 4년 만에 국내 시청자들을 만난다. 장서희는 히트작 MBC '인어 아가씨'와 SBS '아내의 유혹' 등을 통해 '복수의 아이콘'으로 각인됐다. 이번 드라마 역시 복수극이다. 더군다나 '대리모 출산'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는 막장이라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하다.

장서희는 "이제는 '막장'이 드라마의 한 장르가 된 것 같다"고 말문을 연 뒤 "대리모는 드라마 후반부를 위한 하나의 장치"라며 "'복수'가 아니라 '모성애'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이 드라마는 오빠의 죽음과 연관된 여자(백연희)의 대리모가 된 한 여자(이화영)의 처절한 복수극을 그린다. 장서희는 자궁경부암을 진단 받고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백연희로 분한다. 백연희는 시댁의 요구로 대리모 출산을 선택하고 이후 예상치 못한 일에 휩싸이면서 가족과 아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전작에서 복수를 가하는 입장이었던 장서희는 이번 작품에서 '복수의 화신'에 맞선다.

"이제는 '복수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를 내려놓고 싶다"는 장서희는 "'낳은 정'과 '기른 정'의 이야기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아, 저거였구나' 할만한 반전이 있다. 드라마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건 가족의 화합과 모성애"라고 설명했다.

'복수의 화신'이자 대리모 이화영은 배우 이채영이 연기한다. 이채영도 "복수극이 다가 아닌 드라마"라며 "두 여자의 모성애가 주가 될 예정"이라며 막장이라는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어 "막장의 기준을 모르겠다. 다 사람 사는 이야기라 공감하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출을 맡은 곽기원 PD는 "개연성이 없는 드라마는 만들지 않겠다"며 "드라마를 다 보고 평가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극본은 곽 PD가 기획으로 참여했던 '루비반지'의 황순영 작가가 집필한다. 지난해 방송된 '루비반지'는 교통사고로 얼굴이 뒤바뀐 자매의 치정극으로 막장이라는 비난에도 불구,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사랑만 할래'와 '뻐꾸기 둥지'는 오후 7시 20분과 오후 7시 50분에 각각 방송된다. 전혀 다른 분위기의 두 드라마를 비교해서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전망이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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