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딜레마’ 홍명보호…의리 대신 실리 축구?
2경기 연속 부진, 벨기에전 기용 어려울 듯
울산 콤비 이근호-김신욱 조합도 기대해 볼만
축구 대표팀이 벨기에와의 최종전을 앞두고 '박주영 딜레마'에 빠졌다.
박주영은 이번 월드컵에서 홍명보호의 주전 스트라이커로 중용됐지만 러시아와 알제리전에서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2경기에서 골은 고사하고 유효슈팅 자체가 전무하다. 슈팅시도라고 부를 수 있는 것도 1회에 불과했다. 박주영 부진과 맞물려 홍명보호도 1무1패로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놓여있다.
벨기에전은 최종전이자 반드시 이겨야하는 벼랑 끝 승부다. 전력을 다해 승부를 걸어볼 수밖에 없다. 변수는 대표팀 공격변화의 키를 쥐고 있는 박주영의 활용 여부다.
지난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모습이라면 박주영은 더 이상 선발로 기용되기 어렵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이 여전히 박주영에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주영은 과거 국제대회에서도 부진하다가 중요한 순간에 한 골씩 터뜨린 바 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 나이지리아전, 2012 런던올림픽 한일전 등이 대표적이다. 홍 감독은 여전히 최전방에서 박주영만한 해결능력과 전술소화 능력을 지닌 선수는 없다고 믿고 있다. 이는 한 번 방향을 정하면 전술이나 선수구성에 변화를 주지 않는 홍 감독의 성향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무리해서 또 선발 기용했지만 내용이나 결과가 모두 부진하다면 홍 감독의 무모한 ‘의리사커’에 대한 비난도 더욱 거세질 것은 자명하다.
폼이 떨어진 박주영을 조커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박주영은 경기감각 뿐만 아니라 체력적으로도 문제를 드러냈다. 힘을 아꼈다가 짧은 시간에 전력을 기울이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후반에 승부를 걸어야하는 상황이 되면 박주영을 다른 공격수들과 함께 기용해 상대의 견제나 동료들과의 연계플레이 같은 부담에서 좀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도 있다.
박주영이 선발로 나서지 않는다면 대안은 이근호나 김신욱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근호는 조별리그 2경기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1골 1도움을 기록 중이고, 김신욱은 알제리전을 통해 제공권에서 위협적인 움직임을 나타냈다. 둘은 울산에서 한솥밥을 먹은 경험도 있어 같이 기용해도 문제가 없다.
박주영 외에도 구자철, 이청용 등 지난 경기에서 공격진에 문제를 드러낸 선수들이 있는 것을 감안했을 때, 큰 폭의 변화를 줄 가능성도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김신욱, 이근호, 지동원, 김보경 등 벤치멤버로 활용했던 선수들이 대거 가세해 상당히 공격지향적인 라인업을 꾸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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