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인 부활-반 페르시 침묵’ 아르헨-네덜란드전 변수 되나
8강전서 벨기에-코스타리카 꺾고 나란히 4강행
아르헨, 메시 의존증 탈피..네덜란드 킬러 실종 고민
곤살로 이과인(27·아르헨티나)은 터졌지만 로빈 반 페르시(31·네덜란드)는 또다시 부진했다.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는 6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8강전에서 각각 벨기에, 코스타리카를 제압하고 나란히 4강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 대회 우승을 노리는 두 팀의 만족감은 미묘한 차이가 났다.
아르헨티나의 고민은 리오넬 메시(27)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 있었다. 8강전을 앞두고 아르헨티나가 치른 4경기에서 터뜨린 7골 가운데 무려 4골이 메시의 발에서 나왔다. 곤살로 이과인, 세르히오 아구에로, 에세키엘 라베찌 등 화려한 공격수를 보유했지만 이들 모두 무득점에 그친 것이 불안요소였다.
하지만 잠잠했던 이과인이 기어코 터졌다. 전반 8분 디 마리아의 패스가 수비에 맞고 굴절되며 자신에게 날아온 공을 지체 없이 오른발 터닝슛으로 연결해 벨기에 골망을 갈랐다. 이번 대회 개막 후 첫 골이었다.
이과인은 후반 9분 벨기에 수비수 벵상 콤파니의 가랑이 사이로 뺀 볼을 잡아내 시도한 오른발 슈팅이 크로스바에 맞고 나오는 등 전체적으로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고, 결국 경기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반면 네덜란드는 16강, 8강전에서 북중미 다크호스를 만나 진땀승을 거뒀다. 조별리그 2경기에서 3골을 몰아친 '주포' 반 페르시의 부진이 뼈아팠다. 16강 멕시코전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해 후반 중반 클라스 얀 훈텔라르와 교체된 반 페르시는 8강 코스타리카전에서도 실망감을 남겼다.
이날 반 페르시는 전반 22분 결정적인 왼발 슈팅이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에게 막힌 데 이어 후반에는 웨슬리 스네이더가 절묘하게 띄워준 패스를 골문 안으로 파고들면서 발에 맞춰보려 했지만 안타깝게 무산됐다. 후반 추가시간 딜레이 블린트의 땅볼 크로스를 최종적으로 받아 슈팅을 때렸지만 수비수와 크로스바를 차례로 맞으면서 포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반 페르시의 토너먼트 징크스는 지긋지긋하다. 지금까지 역대 메이저 대회(월드컵, 유로) 토너먼트에서 단 1골도 터뜨리지 못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주전 공격수로 출전했지만 조별리그 3차전 카메룬전(1골) 이후 토너먼트 4경기에서 침묵했다.
네덜란드는 월드컵에서 3회 준우승(1974, 1978, 2010)의 한을 풀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사상 첫 월드컵 우승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 페르시가 토너먼트 징크스가 풀려야 한다.
한편, 8강전을 통과한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는 오는 10일 오전 5시 결승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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