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하정우·류현진'맞붙는다…승부 카드는...?


입력 2014.07.19 09:00 수정 2014.07.19 11:46        윤정선 기자

국민카드, TV광고 통해 상품홍보보다 진정성 있게 다가가고자

롯데카드, 상품설명 없이, 고객 의견 중심 구성

농협카드, TV광고보다 실제 고객이 체감할 수 있도록

연초 개인정보 유출로 여론의 물매를 맞았던 카드사들이 TV 광고를 필두로 마케팅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객이 곧 자산인 카드사들이 회원유치를 위해 목소리를 가다듬기 시작한 것이다. 사진은 국민카드(좌측), 롯데카드(가운데), 농협카드 TV 광고 캡처.

연초 개인정보 유출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카드사들이 TV 광고를 필두로 마케팅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객이 곧 자산인 카드사들이 회원유치를 위해 목소리를 가다듬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영업정지를 받은 카드 3사(국민카드, 농협카드, 롯데카드)는 방법은 다르지만, TV 광고를 통해 이미지 쇄신은 물론 전세를 역전시킨다는 의지가 역력하다.

일부에선 카드업계 과열 마케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카드사는 상품광고보다 이미지 마케팅이나 캠페인, 프로젝트 등으로 문제될 게 없다며 분위기 반전에 힘쓰고 있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민카드는 지난 12일부터 배우 하정우가 나오는 'KB국민 가온·누리카드' TV 광고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국민카드 TV 광고는 어느 가맹점에서나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무엇을 해도 (적립·할인) 된다'는 콘셉트로 구성됐다. 배우 하정우가 레스토랑이나 카페, 비행기, 버스, 영화관 등 다양한 카드 가맹점에서 혜택을 누리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보다 앞서 국민카드는 '마음을 씁니다'라는 주제로 3편의 TV 광고를 선보였다. △'아버지와 아들 편'에선 서로에게 무심하다 싶을 정도로 무뚝뚝한 부자가 여행길에 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부부 편'에선 남편이 30년간 함께해준 아내를 위해 주름개선 화장품을 선물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남매 편'은 누나가 "군인은 달달한 게 최고래"라며 군대에 막 들어간 동생을 위해 친구의 사진과 함께 소포를 보내며 남매간 우애를 그리고 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하정우가 나오는 TV 광고를 선보이기 전 카드가 단순한 소비수단이 아니라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다"며 "이미지 마케팅보다 캠페인에 가까운 '마음을 씁니다' 광고를 통해 고객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 광고는 캠페인에 가깝다. 광고에선 현명한 소비자를 뜻하는 와이슈머(Wise+Consumer)가 발언대에 올라 카드가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 롯데카드가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으로 끝난다. 여기에는 TV 광고 속 흔한 유명인도 나오지 않는다. 내레이션에 DJ 배철수의 친숙한 목소리가 깔렸을 뿐이다.

첫 번째 와이슈머로 나선 홍해선 씨는 광고에서 "늘 적당히 써야지 하지만 카드명세서를 받으면 생각보다 많은 금액에 '내가 언제 이렇게 썼지'하고 놀란다"라고 말한다. 이에 롯데카드는 "매월 고객이 계획한 지출금액이 넘으면 알려주겠다"고 대답한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와이슈머 프로젝트를 담은 광고에는 특정 카드상품을 설명하는 내용은 없다"며 "고객이 의견을 제시하면 이를 수용해서 바꾼다는 내용 위주로 구성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롯데카드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의견을 계속 받고 있다"며 "광고에서는 고객과 소통하고 그것을 정책에 반영해 변화하는 모습만 담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농협카드도 영업정지 이후 지난 6월부터 한 달간 TV 광고를 내보냈다. 하지만 정보유출 사태를 겪었던 카드사 중 유일하게 상품홍보에 초점을 맞춘 광고를 선보였다.

농협카드 광고에는 메이저리거 류현진과 다양한 캐릭터가 나와 농협카드 신상품을 홍보한다. 광고 말미에는 류현진이 카드를 던지며 "이런 카드 누가 만들지?"라고 묻자 내래이션이 "NH농협카드"라고 답하며 막을 내린다.

농협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류현진과 광고계약을 맺었고 연초 반영할 예정이었다"면서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사태로 영업정지 기간을 겪으며 최근에서야 방영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 광고를 찍어 캠페인이나 이미지 마케팅을 한다기보다 고객이 직접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농협카드는 지난 5월 콜센터에 '이모레이(emo-ray)'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모레이는 감정(emotion)과 엑스레이(X-ray) 합성어로 콜센터를 통해 접수되는 고객의 음성을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고객이 상담과정에서 목소리가 높아진다거나 불쾌한 감정이 표출될 경우 이를 자동으로 모니터링하도록 해 상담의 질을 높인다는 것이다. 고객 불편에 귀를 더 기울이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편, 일부에선 카드 3사 영업정지 이후 TV 광고를 포함한 마케팅 활동에 열을 올리면서 과열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카드소비는 국민경제에 직·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 때문에 일부 카드모집인이 불법 모집활동을 해 카드사가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카드사는 모집인의 불법 모집활동은 마케팅과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카드사 관계자는 "정보유출 사태 이후 카드사 모집활동이 굉장히 위축된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확실한 것은 현재 카드사 마케팅은 상품홍보보다 '신뢰회복'에 맞춰있다는 점"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카드모집인의 영업은 생계와 관련돼 있다"며 "일부 모집인의 불법영업으로 카드사 전체 이미지를 나쁘게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윤정선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