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금' 한상진 "박영선, 비대위 이끌면 미래 없어"
라디오 출연 "대선평가위원장 시절 전화통화로 30분간 모욕적 발언 퍼부어"
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장을 맡아 평가보고서 편찬을 주도했던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4일 “내가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직을 맡으면서 체험했던 경험에 의해서 보면 박영선 현재 원내대표와 같은 분이 비상대책위원회를 끌고 가선 (당에) 전망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한 명예교수는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박 원내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의 원내대표가 된 것은 어디까지나 당의 선택이기 때문에 좋다. 그러나 비대위의 주요 목표가 뭐냐, 국민에게 공허하게 들리는 혁신정책의 나열이 아니고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진정한 의미의 과거 청산 작업”이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특히 한 명예교수는 대선평가위원장 시절 박 원내대표와 30분 동안 전화통화를 나눴던 사례를 언급하며 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을 ‘공포’로 표현했다.
앞서 한 명예교수는 문희상 비대위 시절 대선평가위원장으로 영입돼 ‘패배 원인 분석과 민주당의 진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펴냈다. 2012년 대선 때 안철수 전 새정치연합 공동대표의 대선캠프에서 국정자문역을 맡았던 한 명예교수는 안 전 대표의 측근이라는 점 때문에 영입 당시부터 논란의 대상이 됐다.
더욱이 그는 보고서에 대통령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은 물론, 한명숙 의원, 이해찬 의원, 문성근 전 민주당 상임고문 등 과거 당권을 잡았던 친노(친노무현)계 인사들의 실명을 적시하고, 이들의 책임 정도를 점수로 매겼다. 또 정책조정회의의 주관자였던 박영선 당시 공동선대본부장의 책임도 거론했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했다. 한 명예교수에 따르면 박 원내대표는 당시 전화통화에서 자신의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한 명예교수에게 인격을 모욕하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한 명예교수는 “(박 원내대표는) 일고의 고려 없이 책임의 문제에 대해서 아주 완강한 입장을 보였다. 책임질 것이 없다, 최선을 다 했다. 그런 말과 함께 내게 예컨대 ‘무슨 정복군처럼 행동하느냐’라는 공격을 30분 동안 퍼부었다. 그래서 나는 그때의 감정, 어떤 상태에서 나와 통화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명예교수는 이어 “나는 30분 동안 ‘나를 만나서 그런 말을 해줘도 좋다’고 간청했지만 결국 면담 요청은 거절됐다”며 “나아가 말한 내용과 행동이 내게 너무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내가 그 대화를 끝난 다음에 너무 막 가슴이 아프고 힘들어서 그 대화 내용을 전부 다 기록을 해놓았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럴 때가 있다. 그분이 어쩌면 그 당시 특수한 감정에 있었을지 모르겠고, 또 사람이 바뀔 수도 있다”며 “그러나 그런 경험에 입각해서 놓고 보면, 특히 비대위의 막중한 역할을 놓고 볼 때 그런 생각과 가치관과 행동 유형이 유지된다고 한다면 난 이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 명예교수는 이어 “(비대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당이 잘못하면 분열될 수 있지만 사실은 새로운 리더십이 등장할 수도 있고,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는 근거가 거기에서 생길 수 있다”면서 “모험을 하지 않고서는 야당이 새롭게 태어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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