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유럽 정복의 길은 올 시즌도 험난할 전망이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29일(한국시각) 모나코에서 열린 ‘2014-15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추첨 행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맨시티는 E조에 포함돼 바이에른 뮌헨과 AS 로마, CSKA 모스크바와 홈&어웨이 조별리그를 치르게 됐다.
그야말로 ‘죽음의 조’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리그와 캐피털 원 컵 등 더블을 달성했고, 뮌헨 역시 리그와 DFB 포칼을 거머쥔 전통의 강호다. 여기에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모스크바와 세리에A 2위에 올랐던 로마가 한데 묶여 진흙탕 싸움을 펼칠 예정이다.
가장 돋보이는 팀은 역시나 바이에른 뮌헨이다. 지난 5년간 무려 세 차례나 결승에 올라 한 번의 빅이어를 들어 올렸던 뮌헨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독일 대표팀의 상당수가 포진되어 있다. 이변이 없는 한 16강 진출은 무난할 것이란 평가가 대다수다.
반면, 맨시티는 이번에도 대진운이 따르지 않았다. 만수르 구단주 체제 이후 4년 연속 챔피언스리그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지만 결과는 처참한 수준이다. 지난 시즌 조 2위로 16강에 오른 것이 전부였을 뿐 앞선 2시즌 동안에는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게다가 최근 4년간 바이에른 뮌헨과 무려 3번이나 만나는 악연이 이어지고 있다.
맨시티가 유독 죽음의 조에 속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톱시드를 배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조 배정에서 샬케 04, 도르트문트(이상 독일), 유벤투스(이탈리아), 샤흐타르(우크라이나), PSG(프랑스), 바젤(스위스), 제니트(러시아) 등과 함께 2그룹에 편성됐다. 같은 리그의 1번 시드 첼시, 아스날을 제외한 강호들과 반드시 만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물론 1번 시드 중 그나마 약체로 꼽히는 벤피카 또는 포르투와 만날 수 있었지만 축구의 신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여기에 3~4번 시드에서 모스크바, 로마까지 가세하며 죽음의 조가 완성됐다.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에서는 UEFA가 기준을 마련한 UEFA 랭킹에 의해 시드가 배정된다. UEFA 랭킹은 지난 5년간 챔스와 유로파리그에서의 성적을 바탕으로 점수를 합산하며 동일 기간 클럽이 속해있는 리그 계수의 20%를 추가 합산해 매긴다.
챔피언스리그 본선은 8개조로 편성되기 때문에 UEFA 랭킹 1~8위 팀이 자연스럽게 1번 시드를 받게 된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6위)와 발렌시아(8위)가 진출하지 못해 9~10위팀인 샬케 04와 아스날이 1번 시드로 올라갔다.
UEFA 랭킹 17위의 맨시티는 당연히 2번 시드를 받았다. 맨시티는 유로파리그에 진출했던 2010-11시즌(16.6714점) 이후 꾸준히 점수를 쌓고 있으며,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올랐던 지난 시즌에는 22.3570점으로 점수를 크게 높였다.
현재 맨시티(총 73.992점)는 1번 시드의 마지노선인 8위 발렌시아(96.599점)와 약 22점 차이가 난다. 이를 단번에 따라잡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승수를 추가한다는 전제 하에 최소 결승에 오르는 수밖에 없다. 레알 마드리드가 지난해 우승으로 39.6000점을 확보, 총점 약 4점 차였던 2위 바르셀로나와의 격차를 12점으로 벌린 게 좋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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