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악동’ 권아솔… 진정한 ‘권선정’될까
쿠메 상대로 막판 대역전극 ‘예상 깬 대형사고’
외국인 천하 흔들..최강 타격과 미란다와 승부 기대
권아솔(28·팀원)이 격투 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권아솔은 지난달 17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로드FC 017’에서 쿠메 타카스케(29·일본)를 상대로 막판 대역전극을 펼치며 챔피언에 등극했다.
당초 대다수 전문가들과 팬들은 권아솔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 MMA입문 초창기 보여줬던 가능성에 비해 발전 속도가 느린 데다 군복무로 인한 공백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체중감량 실패 등 실망스런 행보가 거듭돼 팬들의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하지만 천재성을 띠고 있던 ‘원조 악동’은 예상을 깨고 정상에서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다.
쿠메는 단체 내 최고의 외국인 파이터 중 한 명이었으며, 가장 강력한 차기 라이트급 챔피언 후보였다. 현 UFC 파이터 ‘불도저’ 남의철마저 쿠메와의 승부에서 고전했을 정도로 대단한 압박형 그래플링을 보유했다. 그만큼 권아솔이 망신이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혹평까지 있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준비가 잘된 권아솔은 강력했다.
1·2라운드에서 쿠메의 테이크다운을 완벽하게 봉쇄하고 자신의 특기인 스탠딩 싸움으로 승부를 끌고 가더니 3라운드에서는 일방적으로 그라운드에서 끌려가다가 막판 포지션을 뒤집은 후 폭풍 같은 파운딩쇼를 펼쳐냈다. 조금만 시간이 더 있었어도 넉아웃으로 승부를 가를 수도 있었다.
권아솔은 적절한 거리싸움으로 쿠메의 테이크다운 타이밍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린 것은 물론, 클린치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반사적인 스프롤 동작 역시 훌륭했다.
권아솔의 챔피언 등극은 개인적인 부활을 떠나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남의철-방태현 등이 UFC로 옮겨간 상황에서 로드FC 라이트급은 외국인들의 잔치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권아솔이 대형 사고를 치기 전까지 2강으로 꼽혔던 선수는 쿠메 타카스케와 브루노 미란다(24·브라질)였다. 국내단체에서 외국인 파이터들이 체급 판도를 좌지우지할 위기에 놓여있었던 것. 그러한 흐름을 권아솔이 깼다고 할 수 있다.
미란다는 주짓수를 바탕으로 한 그래플링도 일품이지만 무엇보다 광폭한 스탠딩 화력이 무서운 상대다. 흑인특유의 탄력을 바탕으로 통통 튀는 리듬감 있는 타격이 인상적인데 빠른 핸드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펀치는 물론 킥과 니킥 등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갖고 있다. 회피능력까지 좋아 난타전시에도 자신은 잘 맞지 않으면서 상대 안면을 날카롭게 공략한다.
권아솔의 천적으로 불렸던 ‘크레이지 광’ 이광희도 미란다와의 승부에서 수많은 유효타를 허용한 끝에 무릎공격에 몸통을 얻어맞고 무릎을 꿇었다. 쿠메가 라이트급 최고의 그래플러였다면 미란다는 최강 타격가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권아솔은 자신만만하다. 오히려 “위협적인 그래플러 쿠메보다 타격위주의 파이팅 스타일을 펼치는 미란다가 딱 맞는다”며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현재의 라이트급은 선수 간 전력 차가 큰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멀지 않은 시간 내에 둘의 격돌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권아솔은 한때 팬들 사이에서 ‘권선정’으로 불렸다. 권선정은 ‘권아솔 선에서 정리된다’는 줄임말로 인기와 관심도가 섞인 별명이었지만 진정한 강자로 인정받기에 모호한 입지를 풍자한 의미도 섞여있다.
과연 권아솔은 ‘권선정’이라는 애칭을 입증하듯 잠재적 최강 적수 미란다까지 격파하고 동체급을 완전 평정할 수 있을까. 팬들은 권아솔 선에서 라이트급이 정리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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