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옷' 입은 사극 열풍
KBS2 '조선총잡이' MBC '야경꾼일지' tvN '삼총사'
독특한 소재로 시청자 사로잡아…시청률 '안정적'
하반기 안방극장이 퓨전 사극으로 물들 전망이다.
지난 4일 종영한 KBS2 '조선총잡이'를 비롯해 현재 방영 중인 MBS '야경꾼일지', 케이블채널 tvN '삼총사' 모두 퓨전 사극을 표방한다. 여기에 이달 말 방송 예정인 SBS '비밀의 문-의궤살인사건'이 퓨전 사극의 흐름을 잇는다.
퓨전 사극은 역사에 허구를 버무리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들 작품의 시초가 된 대표적인 작품은 MBC '다모'(2003)다. 당시 이 드라마는 '다모폐인'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인기를 끌었다. 이후 MBC '대장금'(2003)과 '태왕사신기'(2007) 등이 퓨전 사극의 아성을 이었다.
2012년 방영된 MBC '해를 품은 달'은 역사적 사실보다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 등 허구적인 내용에 주목해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말랑말랑한 소재의 사극이 쏟아져 나왔고, 지난 4월 방송한 MBC '기황후'도 20% 후반대 시청률을 나타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기황후'는 끊임없는 역사 왜곡 논란에 시달려야만 했다. 제작진은 "상상력에 기반한 팩션"이라고 강조했지만 역사 왜곡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퓨전 사극이 지닌 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던 단적인 사례였다.
이후 정통사극 '정도전'이 안방극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퓨전 사극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최근 방송사들이 선보이고 있는 퓨전 사극의 특징은 신선한 소재와 설정이다. '조선총잡이'는 19세기 조선을 배경으로 기득권 세력에 맞서는 민중의 영웅 박윤강(이준기)의 활약상을 그렸다. '칼과 총의 싸움'을 소재로 해 독특한 영상을 만들어냈다는 평이다.
박윤강이 격동기인 개화기 시대를 맞아 총잡이로 거듭나면서 민중의 영웅이 돼가는 모습은 짜릿한 통쾌함을 선사했다. 드라마에 사랑을 녹여내 대중성을 살린 것도 인기 요인이다.
고영탁 KBS 드라마 국장은 "조선의 개화기를 배경으로 남녀 간의 사랑과 액션을 다루는 대중성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 드라마는 시청률 10% 초반대를 유지하며 수목극 정상 자리를 고수했다. 중국 인터넷 사업자 텐센트의 영상 플랫폼 QQ에서는 누적 시청수 3억뷰를 돌파, 해외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야경꾼일지'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귀신을 부정하는 자와 귀신을 이용하려는 자, 귀신을 물리치려는 자 등 세 개의 세력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로맨스 활극이다. 야경꾼과 귀신을 소재로 한만큼 판타지 요소를 두루 갖췄다.
연출을 맡은 이주환 PD는 "요즘 조선시대를 그린 드라마가 많아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며 "조선시대에 대한 배경 지식이 있는 상태에서 드라마를 접하면 몰입도가 높을 것"이라고 드라마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이 드라마에도 청춘 남녀들의 사랑이 등장한다. 이린(정일우)과 무관 무석(정윤호), 백두산 마고족 처녀 도하(고성희)와 조선 조정 실권자의 딸 수련(서예지)이 4각 관계를 형성한다.
극 초반 어설픈 CG(computer graphics)로 비판 받기도 했지만 시청률은 단연 1위다.
케이블에서는 tvN '삼총사'가 방영 중이다. '나인'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프랑스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삼총사' 속 삼총사와 달타냥의 우정과 모험담을 조선 인조시대의 파란만장한 역사에 녹여냈다. 소현세자와 그의 호위무사들이 펼치는 액션 로맨스 활극이다.
송재정 작가는 "'삼총사'는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이야기였다"며 "여기에 소현세자의 삶이 곁들여지면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 작가는 소현세자의 이야기와 소설 '삼총사'를 50대 50 비중으로 섞어 대본을 집필했다.
지난달 17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2.8%(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방송 예정인 퓨전 사극은 SBS '비밀의 문-의궤살인사건'이다. 조선 영조시대를 배경으로 강력한 왕권을 지향하는 영조와 신분의 귀천 없이 공평한 세상을 주창하는 사도세자 간의 갈등을 다루는 이야기.
한석규가 영조 역에 캐스팅됐으며 이제훈이 사도세자가 '사도'라는 칭을 얻기 전 영조의 완벽한 아들 이선으로 분한다.
SBS는 "'비밀의 문-의궤살인사건'은 500년 조선왕조 역사에서 가장 참혹했던 가족사와 의궤에 얽힌 살인사건이라는 궁중 미스터리를 녹여내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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