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엣가시?' 김연아 한, 손연재가 풀 수도 있다
중국-일본 언론 "김연아 팬들에게 손연재 눈엣가시" 보도
두 보물 품은 한국 팬들도 서로 예의 지켜야
리듬체조는 여성의 곡선미가 돋보이는 스포츠다.
지금까지 리듬체조는 러시아가 절대 강세를 보였고 현재진행형이다. 늘씬하고 세련된 마르가리타 마문(19)과 야나 쿠드랍체바(17)가 대표적이다.
손연재(20)도 세계 리듬체조 중심에 합류했다. 손연재는 러시아의 마르가리타 마문과는 상반된 매력을 지녔다.
금발에 파란 눈,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마문은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손연재는 동글동글한 얼굴형에 앙증맞은 이목구비로 ‘국민여동생’ 타이틀을 얻었다. 지난달 세계선수권 종목별 결선에서 한국인 최초로 동메달을 따냈다. 직후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금메달 위업을 달성했다.
스포츠팬들은 손연재를 향해 “리듬체조가 이렇게 아름다운 운동이었냐”며 호감을 드러냈다. 해외 팬들도 “(손연재를 통해) 한국 여성은 정말 사랑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국민요정 손연재를 보면서 불멸의 피겨퀸 김연아(24)가 떠오른다.
김연아가 등장하기 전까지 피겨 스케이팅도 국내에서 낯설었다. 세계 피겨는 북미와 일본이 양분했다. 일본은 30년 전부터 피겨를 통해 이미지 개선에 나서 이토 미도리, 아라카와 시즈카, 안도 미키, 아사다 마오 등을 배출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신이 빚은 김연아가 등장하자 여성 피겨는 김연아 독주 체제로 접어들었다. 강렬한 카리스마가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죽음의 무도’ 안무는 전설로 남았다.
김연아를 통해 한국 여성의 ‘세련미’에 감탄한 해외 팬도 많다. 중국과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는 김연아가 착용한 장신구와 운동화, 평상복이 큰 인기를 얻었다. 전 세계 피겨 꿈나무들은 김연아를 롤모델로 삼았다.
김연아의 기량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전 세계 평론가들 사이에서 불세출 천재로 평가받고 있다. 12세 때 이미 5종 3회전(러츠·플립·토룹·룹·살코)을 마스터했다. 여기에 노력까지 더해 두 번의 올림픽을 클린 연기로 마쳤다.
손연재는 대기만성형이다. 이 악물고 꾸준히 노력해 인천 아시안게임 신데렐라가 됐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유력한 메달 후보로 꼽힌다.
이런 손연재에게 악플을 쏟아내는 이들도 있다. 악플러의 실체는 알 수 없다. 중국과 일본의 유력 일간지가 4일 “김연아 팬들에게는 손연재가 눈엣가시다"라고 지적한 것은 더 껄끄럽다. 이런 보도 자체가 외부에서 나온 사실이 부끄럽다.
일본엔 손연재처럼 걸출한 리듬체조 요정을 보유하지 못했다. 중국엔 김연아처럼 존재감 있는 여자 피겨 선수가 없다.
김연아와 손연재를 보유한 한국의 일부 네티즌은 시기가 지나치다. 김연아도, 손연재도 국민여동생이다. 팬들이 서로 예의를 갖추고 지켜줘야 한다.
그동안 리듬체조와 피겨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손연재와 김연아 덕분에 두 종목이 얼마나 예술성 높은 스포츠인지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됐다.
잠재력을 깨운 손연재가 2년 뒤 하계 올림픽에서 ‘러시아 세력’을 꺾고 정상에 설 가능성도 있다. 이는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풋내기’에게 금메달 빼앗겼던 김연아 한을 풀어 줄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대기만성형’ 손연재에게 전폭적인 지원과 따뜻한 격려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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