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7일(이하 한국시각)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세인트루이스와의 원정 3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1-1 동점 상황에서 내려온 터라 승패는 기록되지 않았다.
어깨 통증으로 시즌 막판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류현진은 복귀 후 실전 경기를 치를 시간이 없어 많은 이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하지만 기우였다. 류현진은 자체적으로 실시한 시뮬레이션 피칭만으로도 경기 감각을 끌어올려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을 잠재웠다.
특히 볼배합이 압권이었다. 류현진은 후반기 큰 위력을 발휘했던 슬라이더 대신 커브와 체인지업을 주 무기로 사용하면서 세인트루이스의 강타선을 무력화시켰다. 실제로 이날 투구 수 97개 중 슬라이더는 고작 4개에 불과했다.
이날 경기서 가장 아쉬운 점은 역시나 돈 매팅리 감독의 용병술이다. 특히 투수 교체와 관련, 매팅리 감독은 미국 현지에서도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투수 교체 타이밍이야 말로 결과론에 입각하지만 지난 1~2차전에서 클레이튼 커쇼를 오래 끌고 간데 이어 2차전 잭 그레인키의 조기 교체도 부적절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류현진이 등판한 이번 3차전도 마찬가지다. 류현진은 6회를 마친 뒤 7회 공격 때 대타 스캇 반슬라이크와 교체됐다. 교과서적인 투수 교체였지만 포스트시즌이라는 단기전의 특성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작전 지시가 필요한 순간이었다.
류현진은 7회 세인트루이스의 공격이 하위타선부터 시작이라 좀 더 길게 끌고 갈 수 있었지만 매팅리 감독은 부상에서 복귀한 점을 감안해 무리한 투구를 주문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류현진의 조기 교체는 패인이 되고 말았다.
특히 류현진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은 좌완 스캇 엘버트의 기용이 패착이었다. 올 시즌 빅리그 7경기에 출전해 4.1이닝만을 소화한 엘버트는 좌완임에도 불구하고 우타자인 야디어 몰리나를 상대하기 위해 나왔다. 결국 엘버트는 이날 경기의 패전투수가 됐다.
대타 기용도 마찬가지다. 매팅리 감독은 7회초 류현진의 타석 때 장타력을 갖춘 저스틴 터너를 내보내려다가 갑작스레 반 슬라이크로 바꿨다. 또한 9회초 득점 찬스에서도 터너 카드를 끝내 꺼내지 않고 후안 유리베, A.J. 엘리스를 그대로 믿고 기용한 점도 실패작이었다.
반면, 적장인 마이크 매서니 감독은 벤치 두뇌 싸움에서 매팅리 감독을 압도했다. 특히 9회초 마운드 방문이 신의 한수였다.
세인트루이스는 9회 등판한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이 헨리 라미레즈와 칼 크로포드에게 안타를 맞으며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매서니 감독은 자리를 박차고 나와 마운드로 향했다.
일단 매서니 감독은 야수들을 불러 모아 시간을 번 뒤 급기야 주심에게 마운드 정비를 요구했다. 경기 도중 내린 비로 마운드가 망가졌다는 이유에서였다. 곧바로 마운드에는 흙이 뿌려졌고, 그 사이 로젠탈은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에서는 사소한 작전 하나로도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상대의 기세가 오른다면 이를 적절하게 끊어줘야 하고, 때로는 거친 항의로 더그아웃의 분위기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모두 감독이 해야할 역할이다.
하지만 매팅리 감독은 9회초 맷 켐프가 볼이었던 구질에 루킹 삼진을 당했음에도 제 자리에 머물러있었다. 감독의 역할이 무의미해지는 순간이었다. 올 시즌 재계약한 매팅리 감독은 2016년까지 다저스를 지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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