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일본 원작 실패…'내일도 칸타빌레'도 글쎄
일본 동명 만화 리메이크한 하반기 기대작
"재미있다" vs "어색하다" 반응 엇갈려
이 어색한 느낌은 뭘까. 13일 첫 방송된 KBS2 새 월화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는 뭔가 부족했다. 산만한 연출 때문이었을까. 연기 잘 한다고 정평이 난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면서 고개가 갸우뚱해졌다.
'내일도 칸타빌레'는 일본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를 리메이크한 드라마다. 클래식 음악계를 배경으로 꿈을 키워나가는 청춘들의 사랑과 성장 스토리를 담는다. 하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힐 만큼 기대를 많이 받았다.
이날 방송에서는 까칠한 선배 차유진(주원)과 귀여운 후배 설내일(심은경)의 만남이 그려졌다. 세계적인 지휘자를 꿈꾸는 유진은 뼛속까지 완벽한 '심쿵' 유발자이자 도도한 철벽남이다. 한음 음악대학교 피아노과 3학년에 재학 중으로 외모와 음악적 재능 모두 완벽한 남자로 설내일을 만나 내면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성장한다.
첫 방송에서 주원은 그간 선보이지 않았던 캐릭터로 색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전작 '굿닥터'와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여주인공 캐스팅 논란으로 주목을 받은 심은경은 일본 배우 우에노 주리와 비슷한 스타일로 등장했다. 뽀얀 피부와 갈색 머리는 심은경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그가 맡은 내일은 엉뚱발랄 4차원 매력의 천재 피아니스트다. 해녀인 엄마와 조랑말을 키우는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제주도의 딸이다.
솔직 담백하고 용감한 성격을 지녔고 피아노에 천재적인 재능을 자랑한다. 이날 내일은 수준급 피아노 실력을 자랑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유진을 "선배~"라고 부르며 졸졸 쫓아다니는 장면에선 심은경의 귀여운 매력이 물씬 묻어났다.
주원과 심은경은 연기와 흥행력을 모두 갖춘 배우로 꼽힌다. 다만 첫 방송에서는 산만한 연출 때문인지 이들의 연기가 어색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캐릭터를 잡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약간의 '오버스러움'이 있었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극명히 엇갈렸다. "지루해서 못 봐주겠다", "배우들의 연기가 어색 그 자체"라는 부정적인 반응이 있는가 하면 "주원 심은경의 케미스트리가 최고였다", "간만에 좋은 드라마를 봤다" 등 긍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온라인상에서는 어쩔 수 없이 일본판 드라마와의 비교가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배우와 작품 자체를 따져가며 갑론을박을 벌였다. 사실 원작과의 비교는 '내일도 칸타빌레'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지난 8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한상우 PD는 "일본판 드라마가 워낙 인기를 끌어서 부담감이 컸다"고 했고, 심은경 역시 "많이 울기도 하고 고민도 많이 했다"고 토로했다.
한 PD는 또 "음악 장면은 일본판보다 더 나을 거라 생각하고, 한국 드라마 같지 않은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자신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다만 일본판을 한국 정서로 자연스럽게 살리는 것이 드라마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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