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박 대통령 신뢰...김무성 통큰 정치인"

기자간담회 "인간 김현과 의원 김현은 구분해야, 의원은 격조와 품위 필요"

29일 국회 본회의 시정연설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등 여야 대표들과 회동을 가진 뒤 회동장소인 귀빈식당을 나오고 있다. ⓒ데일리안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아주 많다”는 평을 내놨다. 아울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대해서도 “꼼수 안 부리고 당당하게 가는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문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석에서 “작은 정치하는 사람은 평소에는 사소하지만, 길게 보면 가짜가 탄로난다. 진짜는 겉으로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진짜는 진짜”라며 “김 대표는 그런 의미의 진짜이고 박 대통령도 진짜”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날 박 대통령과 여야 회동에서 ‘문 위원장이 대통령을 너무 편하게 대했다’는 일각의 목소리에 대해 "그럼 인상을 쓰겠나"라고 웃으며 답한 후, "국민은 웃는 것 자체로 위안을 받는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이 불안하다. (청와대와 여야가)잘 지내는구나 하면 국민은 위안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대통령을) 신뢰한다. 그러니까 (회동 때)여유롭게 웃을 수 있던 것”이라며 “그쪽도 모르긴 몰라도 나에게 신뢰가 있을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문 위원장은 “그런데 대통령을 야당 대표로서 어떻게 보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라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야당 대표로서의 평가는 아니다”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김 대표에 대해서는 “아주 통 큰 정치인”이라고 운을 뗀 후, “이 시대에 꼼수 안 부리고 당당하게 가는, 원칙이 있는 정치인”이라며 “웬만하면 다 양보하지만 원칙에는 절대 양보가 없는 큰 정치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대표가 ‘양당대표 정례회동’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서는 단번에 “그거 못할 것도 없다”며 “그 분도 동교동·상도동 시대 막내고 나도 막내뻘이다. 대통령 돌아가시고 동교동·상도동 모임 좌장들이 모였는데, 상도동은 김무성, 동교동은 내가 맡았다. 여러번 만나고 연락 자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문 위원장은 ‘대리기사 폭행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자당 김현 의원에 대해서도 ‘인간 김현’과 ‘의원 김현’을 구분하며 입을 열었다.

그는 “인간 김현을 어떻게 비난할 수 있겠느냐. 오죽하면 밥도, 술도 같이 먹었겠으며 얼마나 (유가족에 대한)생각이 있으면 그랬겠느냐”라면서도 “그러나 국회의원은 다르다.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있고 의원의 격조와 품위가 있는데, 공적으로 거기서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 동전의 양면인데 그 둘을 다 봐야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문 위원장은 2015년도 예산안의 기한 내 처리 가능성에 대해 “12월2일까지 할 거다. 국민과의 약속이지 않나”라며 “약속은 지켜야 신뢰가 회복되고 국민이 정치권을 믿는다. 말하면 지키는 게 정치 혁신의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못 박았다.

이에 동석한 유기홍 의원도 “상임위를 통과하고 본회의까지 가려면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정치적합의는 내일까지 하라고 당직자에게 지시했다”며 “내일 타결될 것으로 본다”고 문 위원장의 말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