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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결산⑤] 재회커플, 누가 웃고 누가 울었나


입력 2014.12.22 07:09 수정 2014.12.22 10:09        부수정 기자

과거 드라마 속 '케미 커플' 복귀 봇물

기대·우려 공존…작품성이 성패 갈라

올해 안방극장 트렌드는 재회커플이다. 사진은 재회커플들이 출연한 드라마 포스터.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 KBS2·'가족끼리 왜 이래'·KBS '조선 총잡이'(왼쪽부터)ⓒ MBC·KBS

올해 안방극장 트렌드는 그야말로 '재회커플'이었다. 과거 인기 드라마에서 찰떡궁합을 자랑했던 배우들이 다시 만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뭉쳤다. 대중의 반응은 시청률과 작품의 완성도에 따라 극명히 갈렸다. "과거만큼, 아니 과거보다 더 나아졌다"는 평을 받는 배우들도 있었지만, 몇몇 배우들은 예전의 이름값을 발휘하지 못하고 아쉬운 성적을 냈다.

시청률·화제성 '두 마리 토끼 잡았다'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재회 커플은 KBS2 '가족끼리 왜 이래'의 김현주·김상경이다. 두 사람은 MBC '마지막 전쟁'(1999)에서 유쾌한 신세대 커플로 출연한 바 있다. 이번 드라마에선 비서실장 차강심 역과 문태주 실장 역을 각각 맡아 코믹 로맨스를 펼치고 있다.

14년 전 뼈아픈 실연의 상처 후 사랑을 믿지 않기로 한 '철벽녀' 강심과 까칠한 상사 태주가 그리는 알콩달콩 로맨스는 귀엽고 사랑스럽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마음을 숨기지 않는 태주와 그런 태주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는 강심이 모습이 그려지면서 시청률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드라마는 경쟁작이었던 MBC '왔다! 장보리'가 국민적인 인기를 누릴 때에도 20% 중반대의 시청률을 기록,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했다. '장보리'가 끝난 후 시청률은 상승 곡선을 이어갔고 최근에는 38.7%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나타냈다. '꿈의 시청률'인 40%가 멀지 않았다.

김현주는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상경과 이미 친한 상태라 호흡 면에서는 문제가 없었다"며 "캐릭터도 서로에게 잘 어울려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커플을 빼놓으면 서운하다.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이하 '운널사')의 달팽이 커플(장혁·장나라)이다. 지난 9월 종영한 이 드라마는 10% 초반대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대박 시청률은 아니었지만 체감 인기는 훨씬 뜨거웠다.

'운널사'의 내용은 지극히 뻔하면서 평범하다. 드라마는 얼떨결에 하룻밤을 보내게 된 재벌 3세 이건(장혁)과 착한 성격 외에는 내세울 것 없는 '평범녀' 김미영(장나라)의 좌충우돌 러브 스토리를 그렸다. 이 뻔한 이야기를 살린 건 주연 장혁과 장나라였다.

SBS '명랑소녀 성공기'(2002) 이후 12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추는 '짱짱커플'의 케미스트리(배우와의 어울림)는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그간 무겁고 진지한 역할만 주로 맡아온 장혁은 외모, 재력 등을 갖춘 9대 독자 재벌남 이건으로 분해 코믹 연기의 절정을 보여줬다. 복고풍 헤어 스타일과 '음하하하'라는 웃음 소리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장혁은 때로는 화려한 몸놀림으로 댄스와 랩을 선보이는 등 매회 코믹 연기를 펼쳐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얻었다.

장혁의 상대 역인 장나라는 선량하고 착한 성품을 지닌 여성을 단단한 연기 내공으로 표현했다. 시청자들은 "연애세포 깨워주는 달팽이 커플 짱입니다!", "'운널사' 보는 재미로 살아요"라며 호응했다.

'운널사'와 동시간대 방송한 '조선 총잡이' 이준기·남상미 커플도 선전했다. 두 사람은 극 중 박윤강 역과 정수인 역을 맡아 로맨스를 펼쳤다.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두 사람은 "성격이 해맑은 게 닮은 점"이라며 "즐겁고 유쾌하게 촬영하고 있다"고 친근감을 과시한 바 있다.

드라마는 수목극 시청률 1위로 종영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올해 안방극장 트렌드는 재회커플이다. 사진은 재회커플들이 출연한 드라마 포스터. SBS '유혹··MBC '호텔킹'KBS2·'연애의 발견'(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 ⓒ SBS·MBC·KBS

시청률은 낮았지만…마니아층 호평

시청률은 놓쳤지만 시청자는 잡은 작품도 있었다. 지난 10월 종영한 KBS2 '연애의 발견' 얘기다. 드라마에는 MBC '케세라세라'(2007)에서 호흡을 맞춘 에릭과 정유미가 출연했다. 7년 전 살짝 어색했던 두 사람은 이전보다 훨씬 친해진 모습이었다.

구 남친과 현 남친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자 한여름 역을 맡은 정유미와 구 남친 강태하 역을 맡은 에릭의 연기력은 흠잡을 데 없었다. 특히 에릭은 그간의 연기력 논란을 딛고 구 남친의 정석을 보여줘 호평을 받았다. 비록 시청률은 낮았지만 시청자들은 "연애의 민낯을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라고 평했다.

빈약한 스토리 발목…'옛날만 못한 성적표'

과거의 영광을 노렸지만 반응이 미지근한 커플들도 있었다. 지난 9월 종영한 SBS '유혹'은 '천국의 계단'(2003)의 최지우와 권상우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 당시 이 드라마는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 숱한 화제를 불러모았다.

두 사람이 펼치는 불륜 이야기라니.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공감을 얻지 못한 이야기가 독이 됐다. 드라마는 주인공 네 명이 얽히고설키면서 산으로 가는 전개를 보여줬다. 재미도, 감동도 없었고 주인공의 불륜 또한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이야기였다.

최지우 권상우라는 톱스타를 기용했음에도 저조한 성적을 거둔 건 큰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7월 종영한 '호텔킹'도 마찬가지다. 종영 시청률은 11.8%(닐슨 코리아·전국 기준)로 유종의 미를 거뒀지만 작품의 전반적인 평가는 썩 좋지 않았다. 이동욱과 이다해가 SBS '마이걸' 이후 8년 만에 재회한 작품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지만 기대한 만큼 주목을 받지 못했다.

특히 지난 5월 연출을 맡았던 김대진 PD가 갑작스레 교체되면서 잡음을 낳았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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