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없이 잘 나가는 '가족끼리 왜 이래'
'불효소송' 소재로 한 가족드라마
김현주·김상경 커플 코믹 연기 호평
불륜, 출생의 비밀, 복수. 시청률을 보장하는 막장 드라마의 단골 소재는 없다. 장르는 따뜻한 가족드라마다. 시청률은 40%를 웃돈다. 착한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얘기다.
15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한 KBS2 '가족끼리 왜 이래'는 시청률 37.9%(전국 기준)를 나타냈다. 13일 방송분이 기록한 32.4%보다 5.5%포인트 상승한 수치이자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지상파 드라마가 시청률 가뭄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이러한 성과는 높일 평가할 만하다.
드라마는 자식들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아버지 차순봉(유동근)이 이기적인 자식들을 개조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불효소송'을 제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직장의 신' '내 사랑 금지옥엽' 등의 전창근 PD가 연출하고 '제빵왕 김탁구' '구가의 서' 등을 쓴 강은경 작가가 대본을 집필한다.
막장 '장보리'에 맞선 가족들의 소소한 이야기
지난 8월 첫 방송한 '가족끼리 왜 이래'는 경쟁작이었던 '왔다! 장보리'(이하 '장보리')와 다른 행보를 보였다. '장보리'는 악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악행을 내세웠지만, '가족끼리 왜 이래'는 아버지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주축으로 한 가족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물론 '장보리'가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단연 독보적이었지만 '가족끼리 왜 이래'의 인기도 만만치 않았다. '장보리'가 시청률 35%를 넘으며 인기몰이하는 중에도 20% 중반대의 시청률로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장보리'가 종영하자 시청률 30%를 돌파하며 진가를 발휘했다. 전작 '참 좋은 시절'이 착한 드라마를 표방했음에도 20% 중반대 시청률로 조용하게 종영한 것과 대비되는 성적이다. '참 좋은 시절'은 큰 굴곡 없는 전개로 극적 재미를 못 살린 반면, '가족끼리 왜 이래'는 가족들이 보여주는 소소하면서도 재밌는 이야기로 감동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아버지 순봉이 불효소송을 제기하면서 드라마는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소송에 자식들은 당황해 하며 "가족끼리 왜 이래!"라고 외친다. 사실 이 말은 홀로 3남매를 키우며 희생한 순봉의 마음을 대변한다.
자식들이 아버지의 생일도 모르는 모습, 자식 걱정뿐인 아버지를 외면하는 장면, 아버지보다 오로지 자신만 생각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내 얘기 같아 '뜨끔' 해진다. 시청자들은 "부모님이 생각하는 드라마라 눈물이 났다", "가슴이 따뜻해졌다",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원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며 호응했다.
주·조연진의 코미디 연기 '호평 세례'
또 하나의 강점은 웃음이 터져 나오는 코믹 연기다.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 코믹 요소를 적절히 배치해 지루하지 않게 만든 게 특징. 코믹 연기의 절정을 보여주는 커플은 차강심과 문태주를 연기하는 김현주·김상경이다.
극 중 대오그룹 비서실장인 차강심은 당당하고 자존심 강한 커리어 우먼이다. 14년 전 실연의 상처 후 사랑을 믿지 않는 '철벽녀'가 됐다. 김현주의 연기는 흠잡을 데 없이 자연스럽다.
그런 강심을 흔들어 놓은 문태주는 처음엔 '차도남'이었지만 사랑에 빠진 후부터 귀여운 순정남으로 변신했다. 12년 전 MBC '마지막 전쟁'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두 사람의 코믹 연기는 물이 올랐다는 평가다.
특히 김상경의 코믹 연기가 일품이다. 30대 커플들이 펼치는 로맨스가 풋풋하고 귀여워 보이기는 처음이라는 시청평이 줄을 잇는다.
20대 배우 박형식·남지현·서강준이 그리는 삼각관계도 미소 짓게 한다. 김정난, 김정민, 양희경, 김용건 등의 배우들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드라마를 밝은 분위기로 이끈다.
드라마 홍보사 측은 "친숙한 이야기를 섬세한 감성으로 그려냈다"며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이어 "가족들이 갈등과 오해를 통해 치유하는 과정이 공감을 얻었다"며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도 인기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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