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김우빈 열연에도 아쉬운 '기술자들'
'공모자들' 김홍선 감독의 케이퍼무비
김우빈·김영철·이현우·고창석 출연
지혁(김우빈)은 천재 금고털이범이다. 어떤 금고든 척척 열어내는 업계의 '마스터키'인 그는 뛰어난 두뇌와 위조로 작전설계까지 한다. 외모도 완벽하다. 끝도 없는 '기럭지'와 여심을 사로잡는 뽀얀 얼굴, 살인 미소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지혁을 도와주는 또 다른 기술자는 인력조달 바람잡이 구인(고창석)이다. 구인은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화려한 인맥을 자랑한다. 최연소 천재 해커 종배(이현우)도 수준급 컴퓨터 실력을 갖춘 기술자다. 세 사람이 내는 시너지 효과는 대단하다. 단 몇 분 만에 보석상을 말끔히 턴다.
막힘없이 척척 일을 해내던 이들에게 위험한 제안이 들어온다. 작전설계 기술자 조사장(김영철)이 인천세관에 숨겨진 검은돈 1500억을 40분 안에 털라며 숨통을 조여온 것.
세계 최고의 보안·경비 시스템을 뚫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해내는 이들이 '기술자들'이다. 영화는 '공모자들'로 제33회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거머쥔 김홍선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계에서 김 감독은 세련된 연출자로 알려져있다.
이번에 연출한 '기술자들'의 장르는 케이퍼무비(caper movie·범죄의 준비와 과정을 보여 주는 영화)다. 2012년 개봉한 '도둑들'과 비슷한 장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장 큰 특징은 청춘 스타 김우빈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지난 2013년 영화 '친구2'로 영화계에 데뷔한 김우빈은 그간 다수의 드라마를 통해 선보인 탄탄한 연기력과 마성의 매력을 마음껏 보여줬다. 긴 팔과 다리, 능글맞은 성격, 안정된 목소리톤, 완벽한 슈트발 등 김우빈의 매력이 총집합됐다. 김우빈의 팬이라면 무조건 봐야 할 정도다.
연기도 흠잡을 데 없이 자연스럽다. 김우빈은 액션신도 소화해 충무로를 이끌 스타의 면모를 가감 없이 표현했다. 다만 기대한 것만큼의 화려한 액션신은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거친 겉모습과는 달리 귀여운 매력이 있는 고창석은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현우는 풋풋한 20대 스타답게 극에 신선함을 불어넣는다. 곱상한 소년 외모와 달린 거친 말투와 캐릭터도 무난하게 표현했다.
명품 배우 김영철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다. 절대 악인 캐릭터를 자기만의 것으로 만들었다. 무엇보다 악역 이실장을 맡은 배우 임주환의 재발견이 놀랍다. 피도 눈물도 없는 악역 연기의 진수를 선보였다. 조윤희의 연기가 조금은 어색하게 느껴지는 건 아쉽다.
영화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초반에는 기술자들을 소개하면서 그들이 일상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담아냈고, 후반에는 인천 세관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전반부는 다소 늘어지다가 후반부에 몰아치는 느낌이다.
작전 설계, 금고털이 수법, 해킹 기술, 위조지폐 인쇄기 등 기술자들이 쓰는 기술과 소품들이 흥미를 유발한다. 이들이 금고를 터는 장면을 보노라면 감탄사가 나올 법하다. 다만 여느 범죄 영화에서 많이 본 장면이라 식상하게 느끼는 관객들도 있을 듯하다.
'클래스가 다른 기술자들의 역대급 비즈니스'라고 하지만 관객을 사로잡을 '한 방'이 부족하다.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장면이 기억나지 않는 것도 아쉽다. 극 후반부에 예기치 못한 반전이 펼쳐지지만 신선하지 않게 느껴지는 건 왜 일까.
12월 2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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