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평양 평천지구 23층 고층 아파트가 붕괴하고, 또다시 10월에 락낭구역에서 건설 중이던 38층 아파트가 붕괴되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심각한 부실 시공이 도마 위에 오른 일이 있다.
북한에서 일반 주민들이 거주하는 아파트 붕괴사고가 잦은 반면, 만수대 의사당이나 김정은 일가가 머무는 특각 등은 ‘1여단’으로 불리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특수단이 전담해 특별한 건축 공법까지 동원된다고 한다.
북한에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북한의 만수대 의사당이나 김 씨 일가가 머무는 특각, 초대소는 물론 국방위원회 청사는 중앙당 특수단인 ‘1여단’이 전담한다”면서 “이들은 중앙당의 특별지시를 받은 건물 시공만 담당하는 건설 군단”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1여단은 건설만 전담하는 부대로 단장의 군사칭호는 별 2개인 중장이며, 여단 밑에 10개의 대대가 있는 군단 병력”이라면서 “군단에는 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건설 전문 기술자가 다수 포진해 있어 시공을 담당하고, 하전사들이 건설 현장에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어 “1여단이 담당하는 건축물의 설계는 백두산건축연구원에서 하고 있다”며 “따라서 설계는 백두산건축연구원, 시공은 1여단이 하고 있으며 모든 건설 장비와 자재까지 외국에서 들여온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북한에서 수령이 집무를 보거나 거주하는 건물은 중앙당의 특별 지시로 건설되면서 특별한 시공법이 포함된다고 한다.
따라서 지난해 10월 도쿄신문이 보도한 국방위원회 신축 청사 붕괴사고는 오보일 가능성이 높다. 국방위가 비상설기구일 때까지 인민무력부 건물과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 건물에 각각 1개 동씩을 썼다가 상설기구로 바뀌면서 단독 청사를 건설했을 가능성은 높지만 국방위를 건설하면서 붕괴사고라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1여단이 건설하는 건물에는 외국에서 들여온 초강도 자재가 들어가고 특별한 시공법도 도입된다”며 “만수대 의사당의 경우 지붕에만 10m 두께의 콘크리트가 들어갔고, 그 가운데 1m는 총알을 만드는 재료인 아연을 넣었다”고 했다.
만수대 의사당이 무력 공격을 받을 경우 로케트와 포탄이 뚫지 못하게 하려는 것으로 이런 공법은 다른 중요한 건물에도 도입됐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다만 1여단이 북한의 정부 청사 건설을 모두 담당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인민무력부와 보위부, 보안부의 경우 소속 건설국이 있어서 자체적으로 건설사업을 하고 있다.
소식통은 “1여단이 건설에 나서면 큰 건물의 경우 보통 2~3개 대대가 투입돼 300여명이 동원되기 때문에 건설 속도도 빠르다”면서 “이 때문에 웬만한 건물은 6~7개월만에 완공시키므로 여기서 ‘속도전’이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1여단은 정부 청사 건물만 담당하지만 김정일 시대 일반 아파트를 시공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지난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한의 방송국인 중앙방송위원회를 현지 시찰했을 때 즉석에서 ‘살 집을 해결해달라’는 민원을 받고 1여단에게 지시를 내렸고 7개월만에 평양시 대성구역 룡흥동에 32충짜리 아파트가 완공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1여단의 속도전 건설은 평범한 북한 주민들이 사는 아파트 건설에서는 불가능한데도 그동안 아파트 건설에 속도전 지시가 내려지면서 건물 붕괴사고가 잇따른 셈이다.
북한은 1990년대 초까지 무리한 건설계획으로 아파트를 대규모로 건설하면서 아파트 공사장의 산업재해가 많았다.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지어진 지방아파트는 벽채 뼈대에는 강재를 넣지 않고 시멘트로 만들고 각 층 바닥에만 강재를 까는 방식으로 지은 시멘트 집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지난해 9월 발간된 한국개발연구원(KDI) 이 발간하는 북한경제리뷰 8호에서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1970년대 말부터 북한에 건설된 외랑식 아파트는 철근과 부재를 넣고 벽체와 바닥을 찍어낸 뒤 기중기로 들어 올려 용접하는 조립식으로 지어졌다. 짓기 쉽고 철근과 시멘트 소비량을 최소화하고, 군인 등을 동원하기 때문에 이 공법이 선택됐다”고 밝힌 바 있다.
홍 연구위원은 특히 “북한에서 아파트가 붕괴된 가장 큰 이유는 시멘트 배합비율을 준수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건설 현장에서 인부들이 시멘트를 빼내 가기 때문에 계획된 시멘트보다 부족한 상태에서 배합을 하게 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인부들은 시멘트 1kg이 시장에서 같은 양의 곡물과 교환될 수 있는 탓에 도시락(곽밥)에 시멘트를 넣어 빼돌리는 게 일상화돼 있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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