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14일(이하 한국시각)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강호 볼프스부르크와의 ‘2014-15 독일 분데스리가’ 21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했다. 아쉽게 소속팀 레버쿠젠은 4-5 패했지만, 이날 손흥민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이번 볼프스부르크와의 일전은 레버쿠젠에게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이 걸린 4강 진입을 노리고 있는 6위 레버쿠젠은 승점 3점이 절실했다.
그러나 레버쿠젠은 기대와 달리 전반 30분 만에 3골을 내주며 끌려 다녔다. 빈약한 수비 조직력과 무딘 공격으로 전반 내내 졸전을 펼쳤고, 홈에서 굴욕적인 대패가 예상되는 분위기였다.
해결사로 등장한 것이 바로 손흥민이었다.
포문을 연 것은 후반 12분이었다. 볼프스부르크의 베날리오 골키퍼가 볼을 캐치하기 전에 손흥민이 재빨리 달려들어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손흥민의 적극성이 묻어난 장면이었다.
후반 17분에도 공간 침투, 볼키핑, 슈팅 타이밍까지 3박자를 완벽하게 보여주며 환상 골을 만들어냈다. 후방에서 파파도풀로스의 롱패스를 손흥민이 쇄도하며 볼을 완벽하게 키핑한 뒤 베날리오 골키퍼가 나온 것을 틈타 빠른 타이밍으로 오른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2-3으로 추격한 레버쿠젠은 볼프스부르크의 공격수 바스 도스트에게 1골을 허용했지만 다시 한 번 손흥민의 만회골로 기사회생했다. 후반 23분 페널티 박스 안쪽 우측면에서 슛 페인팅으로 수비수를 따돌린 뒤 강력한 왼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의 전면특허와도 같은 득점 방식이었다.
레버쿠젠은 후반 27분 벨라라비의 동점골로 따라붙었지만 후반 추가 시간 다시 한 번 도스트에게 실점하며 4-5로 패했다.
하지만 손흥민의 진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이날 경기에 앞서 손흥민이 마지막으로 골을 넣은 경기는 지난해 11월 22일 열린 12라운드 하노버전이다.
손흥민의 골 침묵 이후 레버쿠젠의 득점력도 감소 추세를 보였다. 레버쿠젠은 최근 10경기 동안 겨우 10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손흥민의 골 폭풍과 함께 레버쿠젠도 모처럼 다득점 경기를 선보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손흥민은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날 3골을 추가, 분데스리가 데뷔 이후 자신의 한 시즌 역대 최다골(14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손흥민의 득점 페이스는 시즌이 지날수록 빨라지고 있다. 2012-13시즌엔 34경기에서 12골, 2013-14 시즌에는 43경기에서 12골을 넣었다. 올 시즌에는 28경기 만에 무려 14골을 터뜨렸다.
이제 관심은 한국축구의 레전드인 ‘차붐’ 차범근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느냐에 쏠리고 있다. 차범근 전 감독은 1985-86 시즌 레버쿠젠에서 활약하며 역대 한국인 최다 골(19골) 기록을 작성했다.
손흥민에겐 아직 시즌 종료까지 3개월을 남기고 있어 더 많은 골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과연 개인 최다골에 이어 차붐의 아성마저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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