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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씁쓸한 최고 대우, 한국 야구 현실?


입력 2015.03.08 06:57 수정 2015.03.08 07:03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현재 기량 파악하지 않고 최고액 대우

복귀 해외파 웃돈 붙는 현상 여전

역대 최고액 조건으로 KIA에 복귀하는 윤석민. ⓒ KIA 타이거즈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던 윤석민(29)이 1년여 만에 마음을 돌리고 FA 역대 최고액 조건으로 친정팀 KIA에 복귀한다.

KIA는 지난 6일 미국에서 윤석민과 만나 계약금 40억원, 연봉 12억 5000만원 등 4년간 총 90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윤석민은 지난해 볼티모어와 3년간 보장연봉 557만 5000달러(약 59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마이너리그 트리플A 노포크에서 4승 8패 평균자책점 5.74로 크게 부진한 선수에게 메이저리그 출전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급기야 윤석민은 지난 시즌 후반, 지명할당(방출대기) 조치를 받은데 이어 스프링캠프에도 초대받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결국 그는 전 소속팀 KIA의 끈질긴 구애에 국내 복귀 쪽으로 마음을 돌렸다.

최대 화두는 역시나 KIA와 맺은 계약 규모다. 윤석민은 바로 넉 달 전 SK 최정이 기록한 FA 역대 최고액(4년 86억원)을 단숨에 돌파해버렸다. 연평균 22억 5000만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액수다.

윤석민의 연평균 수입을 달러로 환산했을 경우 약 205만 달러에 이른다. 이는 샌프란시스코의 선발 투수 유스메이로 페팃(30)의 연봉(210만 달러)과 비슷한 액수다. 지난해 46타자 연속 범타 기록을 새로 작성한 페팃은 빅리그 통산 승수가 19승에 불과하지만, 어느 팀에 가더라도 선발 한축을 차지할 선수로 평가된다.

결국 현역 메이저리거와 트리플A에서 조차 견디지 못한 선수의 몸값이 같아지게 된 셈이다. 이는 KBO리그 FA 시장의 거품이 얼마나 심한지 단적으로 드러나는 장면이기도 하다.

게다가 해외에서 실패했던 선수라도 일단 ‘외국 물’을 먹었으면 몸값에 ‘프리미엄’이 붙는 현상 또한 여전하다. 과거에도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했다 적응 실패 및 기량 미달로 유턴한 선수의 대부분은 웃돈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난 2004년 요미우리에서 한화로 복귀한 정민철은 2년 만에 연봉이 1억 500만원에서 4억원으로 수직상승했고, 2009년 4억 2000만원이던 연봉이 2012년 무려 15억원으로 뛰어오른 김태균이 대표적 사례다.

더욱 불편한 진실은 이들 대부분이 국내 복귀 후 기량을 회복해 ‘제2의 전성기’를 맞는다는 점이다. 이종범은 일본 진출 후 타격이 2할대 중반으로 뚝 떨어졌고, 당대 최고의 투수였던 정민태와 정민철은 일본 타자들의 방망이를 당해내지 못했다. 이병규는 주니치에서 주로 하위타선에 배치됐고, 이혜천은 패전 처리, 급기야 소프트뱅크의 이범호는 출전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그러나 정민태는 돌아오자마자 17승으로 다승왕 타이틀을 차지했고, 2001시즌 도중 복귀한 이종범은 45경기서 타율 0.340으로 부활했다. 또한 KIA에 새둥지를 튼 이범호는 타율 0.302 17홈런 77타점을 기록했고, LG 이병규도 복귀 첫해 3할에 가까운 성적(0.290)을 내더니 이듬해 타율 0.338 16홈런 75타점으로 회춘했다.

해외 복귀파들의 기량 회복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 수 있다. 특히 멘탈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는 야구에서 환경은 선수의 기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에서는 외국인 선수에 불과했지만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다시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심리적으로 안정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선수 본인이 느끼는 것 이상의 기량 향상도 간과할 수 없다. 미국과 일본 야구는 한국보다 훨씬 큰 인프라를 자랑한다. 그렇다 보니 치열한 경쟁이 자연스럽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가 불가피했다.

실제로 임창용은 야쿠르트 시절 팔의 각도를 달리해 제구를 가다듬었고, 이승엽도 변화구에 대처하기 위해 매년 타격폼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김태균 역시 전매특허였던 ‘노 스트라이드’ 타법을 과감히 버린 바 있다.

윤석민도 몸만 건강하다면 2011년 MVP를 차지했을 때 이상의 퍼포먼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록 지난해 부진했지만 미국 야구의 선진 기술을 체험했고, 이를 통해 얻은 부분도 분명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기량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무턱대고 거액을 안기는 구단들의 행보가 여전하다는 점은 문제로 남는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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