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위기돌파 카드는 '낮은포복'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인정…농협금융 회장 경력도 '걸림돌'
“송구스럽습니다.”
최근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대외적으로 가장 많이 한 말이다. 지난달 25일 임기 4개월여를 남기고 농협금융 회장직에서 물러난 것에 대해 “남은 여정 함께하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말한 것을 시작으로 위장전입-다운계약서 의혹 등을 인정하며 같은 말을 반복했다.
이에 여의도에서는 ‘송구스러운 일’이 많아진 임 후보자가 오는 10일 예정된 인사 청문회 문턱을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초 금융권에선 인사 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봤지만, 각종 의혹이 연달아 터지면서 “쉽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더욱이 야당에선 “위장전입을 비롯한 위법행위를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라며 벼르고 있다.
도덕성 시비에 발빠른 인정 '털고 간다'
임 후보자는 도덕성 문제 제기에 대해선 발빠르게 사실을 인정하거나 해명에 나서고 있다. ‘낮은 자세를 취해야 넘어간다’는 정치권 공식을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동안 인사청문회의 초점을 농협금융 회장 경력과 금융당국 업무가 이해 상충된다는 지적이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책임 추궁 등에 맞춰온 만큼 도덕성 시비는 최대한 빨리 털고 간다는 계획이다. 잘못된 해명이나 버티기, 모르쇠 대응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계산도 작용했다.
우선 임 후보자는 6일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이 제기되자마자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임 후보자는 자신이 사는 서울 여의도 소재 아파트를 지난 2004년 3월 매입하면서 실제로 6억7000만원을 줬지만 신고가격은 2억원으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거래 당시 해당 아파트는 최고 7억3000만원 선에 거래됐다”며 “다운계약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다운계약서 작성으로 2700만원을 탈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에 임 후보자는 “비록 당시의 관행이었다고는 하나 결과적으로 철저히 챙기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즉각 사과했다.
임 후보자는 전날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서도 “과거 실제 거주하지 않는 곳으로 주소지를 옮긴 것은 사려깊지 않은 처사였고, 송구스럽다”며 위장전입 사실을 인정했다.
아울러 그는 농협카드의 고객 정보유출사태에 대해 “농협금융 회장 임기 전의 일”이라면서도 “정보유출 사고로 인해 국민들께 걱정과 불편을 끼친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임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10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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