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아류? 아드보카트, 강등권 전쟁 뛰어든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03.22 01:30  수정 2015.03.22 01:36

히딩크와 닮은꼴 행보..수많은 우승컵 차지한 명장

뚜렷한 하향세 속 새로운 도전..명예회복 가능할까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선덜랜드 사령탑을 맡았다. ⓒ 연합뉴스

선덜랜드가 네덜란드 출신 명장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선임했다.

최근 성적부진으로 거스 포옛 전 감독을 경질한 선덜랜드는 '2014-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9경기 남겨둔 가운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선덜랜드와 아드보카트의 만남은 국내 팬들에게도 신선한 화제를 불러일으킨다. 선덜랜드는 지난 시즌까지 기성용-지동원 등이 활약하며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팀이다. 아드보카트는 2006 독일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인연이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유럽무대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감독이다. 모국이자 유럽의 강호인 네덜란드 대표팀 사령탑을 두 번이나 역임했고 한국-스코틀랜드-러시아-벨기에-UAE-세르비아 등 세계 각지의 명문 클럽들과 국가대표팀 감독을 두루 거친 명장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짝퉁 히딩크'로 불릴 만큼 거스 히딩크 감독의 아류 이미지가 강하다. 그도 그럴 것이, 아드보카트 감독의 지도자 인생 궤적은 유난히 히딩크 감독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두 감독은 각각 전-현직 네덜란드와 한국, 러시아대표팀, PSV 아인트호벤 사령탑이라는 인연의 고리로 연결돼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히딩크 감독이 큰 성공을 남긴 뒤 네덜란드 축구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는 팀에서 러브콜을 받은 경우가 많았다. '따라쟁이'라는 지적이 사실 틀리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의 커리어는 히딩크 감독보다는 한 수 떨어진다는 평가다. 일례로 히딩크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으로 이끌었지만 4년 뒤 독일월드컵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후 러시아를 유로 2008에서 4강에 올렸으나 4년 뒤 유로 2012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의 러시아는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피해가지 못했다. 클럽무대에서도 레알 마드리드, 첼시 등 유럽 굴지의 최고 명문 팀들도 지도해본 히딩크에 비해 아드보카트 감독의 경력은 주로 자국 리그와 유럽 중소리그에 몰려있다.

하지만 아드보카트 감독 역시 유럽무대에서 상당히 인정받고 있는 지도자임에는 분명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1998-99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에서 레인저스의 트레블(1998-1999시즌)을 이끌었고,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서 제니트를 2007-08시즌 UEFA컵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자국인 네덜란드 리그에서도 수많은 우승컵을 차지했다.

최근 몇 년간은 커리어가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르비아 대표팀을 맡은 지 불과 4개월 만에 예선에서의 부진으로 낙마하는 등 한 팀에서 오래 머물지 못하는 상황이 잦아지고 있다.

최근 은퇴설까지 거론되기도 했으나 아드보카트 감독은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빅리그에 입성해 치열한 강등권 전쟁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다. 선덜랜드는 현재 승점 26점(4승14무11패)으로 강등권인 18위 번리와 승점 1점 차에 불과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작은 체구에도 강력한 카리스마와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선수단 분위기를 장악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신의 지도 철학을 관철시키는 소신이 뚜렷하지만 선수들과 끈끈하고 인간적인 유대 관계를 구축하는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클럽 경력도 풍부하지만 강등권 전쟁은 익숙하지 않다. 프리미어리그 특유의 거칠고 빠른 템포의 축구스타일에 아드보카트의 리더십이 과연 통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기성용 효과로 기사회생했던 선덜랜드에 이번엔 아드보카트 효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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