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4위·한화10위' 시범경기 희비, 정규시즌에도 이어지나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03.23 14:38  수정 2015.03.24 09:01

시범경기 경기력과 성적 정규시즌에 이어지기도

숨겨뒀던 장점과 드러난 약점 보완 가능할지 주목

'야신' 김성근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한화는 3승9패로 신생팀 KT(4승8패)에도 뒤진 시범경기 최하위의 굴욕을 당했다. ⓒ 연합뉴스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 일정이 모두 막을 내렸다.

올해 시범경기 1위는 넥센 몫이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이었던 넥센은 6승2무3패로 1위를 차지하며 올 시즌도 기대를 모았다. 시범경기지만 1위를 차지한 것은 창단 이래 처음이다.

넥센은 주전 유격수 강정호(피츠버그)를 메이저리그로 떠나보냈지만 여전히 탄탄한 전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는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벌써 홈런 3개를 때려냈다.

변수는 마운드다. 에이스 앤디 밴 해캔을 중심으로 올 시즌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한 한현희, 새 외국인 라이어 피어밴드 등이 시범경기에서 호투하며 염경엽 감독이 추구하는 '선발야구'의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해 창단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NC는 7승1무4패로 2위에 올랐다. NC는 시범경기 팀 평균자책점 2위(3.38)의 탄탄한 투수력이 돋보인다. 지난해 가을잔치 진출에 실패하며 절치부심한 두산은 연이은 부상 악재에도 시범경기 3위(6승2무4패)에 올라 선방했다.

의외의 선전을 펼친 팀으로는 롯데를 꼽을 수 있다. 지난 겨울 팀 내분과 CCTV 파문 등으로 홍역을 치렀던 롯데는 초보 사령탑 이종운 감독이 팀을 잘 수습하며 만만치 않은 저력을 드러냈다. LG와 공동 4위에 올랐다.

시범경기 팀 평균자책점(2.78), 팀 홈런(18개) 1위를 비롯해 막판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뽑아낼 정도로 내용이 더 좋았다. 외국인 타자 아두치가 홈런 4개, 11타점, 9득점으로 각 부문 1위에 오른 것도 고무적이다.

KIA 역시 연습경기에서의 부진과 달리 5승1무6패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다. 양현종의 가세와 윤석민의 복귀로 마운드 전력이 더 강해졌다는 것은 기대를 높인다.

오히려 올 시즌 우승후보로 지목된 강팀들은 시범경기에서 다소 저조했다. 통합 4연패 위업을 이룬 삼성은 이번 시범경기서 5승7패로 8위에 머물렀다. 에이스 김광현을 비롯해 FA 주력 선수들을 모두 잔류시킨 SK 역시 5승3무4패에 그쳤다.

평가가 극과 극으로 엇갈리는 팀은 한화다. '야신' 김성근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한화는 3승9패로 신생팀 KT(4승8패)에도 뒤진 시범경기 최하위의 굴욕을 당했다. 팀 실책 1위를 비롯해 공수 각종 지표도 모두 리그 최하위권 수준.

지난 3년 연속 리그 최하위에 그친 한화의 성적을 감안하면 당연해보이지만, 지난 겨울동김성근 감독과 FA 선수들의 대거 영입으로 올 시즌에는 유독 기대가 컸기에 아쉬운 출발이다.

올 시즌 꼴찌 후보로 거론되는 KT도 시범경기부터 많은 숙제를 드러냈다. 가능성을 보여준 장면들도 있었지만 역시 아직은 기존 팀들과 전력차가 있다는 평가다. 시범경기가 아직 각 구단들의 베스트 전력을 드러내지 않은 것을 떠올릴 때, 정규시즌에서 3할 이상의 승률을 노리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시범경기에서의 성적과 경기력이 정규시즌에도 그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이다. 최근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동안 시범경기 성적은 늘 6위 아래였다. 반면 두산은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1위를 했지만, 정규시즌에서는 6위에 머무르며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실패했다.

10여 경기에 불과한 시범경기는 144경기를 소화하는 장기레이스의 표본이 되기 어렵다. 각 구단들이 시범경기에서 전력을 감추는 경우가 많고, 선수들의 컨디션도 아직 100%가 아니다.

물론 정규시즌까지 이어진 사례도 있다.

1987년과 1993년의 해태, 1992년의 롯데, 1998년 현대, 2002년 삼성, 2007년 SK는 그 해 시범경기 1위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 사례다. 2000년대 이후 시범경기 1위 팀이 최소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사례도 9번이나 된다. 시범경기 데이터에 집착할 필요는 없지만,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는 이유다.

각 구단들은 28일 개막전을 앞두고 일주일간 휴식기에 들어간다. 시범경기에서 드러난 약점과 숨겨놓았던 장점이 정규시즌에서는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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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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