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불운 ‘다짐했던 승리도 준비했던 테스트도’
원톱 이정협, 테스트 대상 정동호 전반에 부상 아웃
손흥민도 후반 중반 발목 다쳐 교체..아쉬움 남은 한판
부상 불운 속에 한국이 우즈벡전에서 다짐했던 승리도, 의욕적으로 준비했던 테스트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구자철이 전반 14분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지만 전반 30분 조히르 쿠지바예프에게 동점골을 내줘 1-1 무승부에 그쳤다.
지난 1월 ‘2015 아시안컵’ 8강전에서 차두리의 폭풍 질주와 함께 손흥민의 연장전 2골로 우즈벡을 2-0으로 꺾었던 한국은 당시 승리의 기운을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 1994년 0-1 패배 이후 21년 동안 치른 12경기(9승3무)에서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날의 무승부는 못내 아쉽다. 이전까지 홈에서 9전 전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른 시간 선제골이 터질 때만 해도 4만에 가까운 관중들에게 다짐했던 승리를 선물할 것으로 보였다.
한국은 전반 14분 손흥민의 코너킥을 박스 중앙에 있던 구자철이 날카로운 헤딩으로 첫 골을 터뜨려 앞서나갔다. 아시안컵에서 부상으로 우즈벡과의 8강 토너먼트에 뛰지 못했던 아쉬움을 털어낸 구자철의 A매치 14번째 골이기도 했다.
그만큼 분위기는 좋았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선발 출전한 선수들이 부상으로 교체되며 흐름이 끊겼다.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선 이정협이 전반 28분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이마를 다쳐 터치라인 밖으로 나갔다. 그 사이 10명이 뛰는 잠깐의 수적 열세 속에 측면이 뚫리면서 동점골을 얻어맞았다.
전반 30분 사르도로 라시도프가 페널티 지역 왼쪽을 파고들었고, 골키퍼 김승규까지 나와 막으려했지만 라시도프의 땅볼 크로스는 쿠지바예프의 오른발로 연결돼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후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재성의 인상적인 움직임으로 공격 루트가 열리며 찬스를 만들었지만 우즈벡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분위기 반전을 위한 추가골이 절실한 시점에 차두리가 빠진 자리를 메우기 위해 나선 오른쪽 풀백 정동호까지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제대로 뛰지 못했다.
결국, 정동호는 전반 41분 김창수와 교체아웃됐다. 전반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2장의 교체카드를 쓴 슈틸리케 감독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후반 15분에는 손흥민마저 발목 부상으로 남태희와 교체되어 나갔다.
후반 중반에는 왼쪽 풀백 윤석영 대신 박주호를 투입하며 오버래핑을 통한 결승골을 노렸지만 점유율을 높이며 주도권을 내주지 않은 우즈벡 수비를 뚫지 못했다.
전술 변화에 따른 교체가 아닌 부상으로만 3명의 선수를 잃은 슈틸리케 감독에게는 승리도, 테스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아쉬운 한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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