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도 속수무책…'빵' 터진 '스물'
개봉 10일 만에 손익분기점 돌파 '흥행몰이'
이병헌 감독작…김우빈 강하늘 이준호 주연
예상 밖 결과다. 제작비 30억원으로 만든 국내 영화가 극장가를 강타했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스물'이 개봉 10일째인 지난 3일 누적 관객 수 160만명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특히 '스물'은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위플래쉬', '분노의 질주: 더 세븐' 등 막강한 외화 사이에서도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키며 흥행몰이 중이다.
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스물'은 23만8593명을 모아 누적 관객 수 220만1693명을 기록했다. 박스 오피스 순위는 '분노의 질주: 더 세븐'(36만1139명)에 이어 2위다. 박스 오피스 5위권에 있는 한국 영화로는 '스물'이 유일하다.
'스물'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영화는 무엇보다 재미있다. 인기만 많은 놈 치호(김우빈), 생활력만 강한 놈 동우(이준호), 공부만 잘하는 놈 경재(강하늘) 등 스무살 동갑내기 세 친구를 통해 '누구나 거쳤을 스물'을 보여준다.
영화는 고교 동창생 3인방이 20대가 되면서 겪는 시행착오와 청춘이 고뇌를 시종일관 유쾌하게 풀어냈다.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진로를 정하지 못해 종일 집에 가만히 앉아 있는 치호, 꿈이 있지만 가족의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에 매달리는 동우, 모범생이지만 사랑에는 젬병인 경재는 '나의 얘기'다. 영화를 보노라면 '아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스물'의 미덕은 청춘이 겪는 고민을 진지하게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설픈 위로나 충고 따위도 없다. 진지할 듯하면서 '훅' 치고 들어와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한다. 극장에선 '키득키득'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한 20대 관객은 "내가 고민하는 것들을 잠시나마 털게 됐다"며 "웃느라 정신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객은 "일단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라며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아서 괜찮았다"고 했다.
귀에 착착 감기는 생생한 대사들을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새로운 조직 세계에 발을 디뎠을 때 남자가 맨 처음으로 하는 행위는 예쁜 여자 찾기다", "우리 소희 넌 이미 네가 할 일을 다 했어. 예쁘잖아", "나 아침에 자는 아침형 인간이잖아" 등이 그렇다.
'과속 스캔들', '써니', '타짜: 신의 손' 등의 각색에 참여한 이병헌 감독은 친구들과 술을 마시거나 혼자 '멍' 때리고 있을 때 떠오르는 것들을 메모했다. 그는 "코미디는 힘 있는 대사가 필요한 장르라서 말로 관객들을 웃겨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고 말했다.
김우빈 강하늘 이준호등 '팬덤'을 갖춘 스타들의 힘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CGV에 따르면 예매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67.6%에 달한다. 잘생기고, 멋지고, 귀엽기까지 한 스타들을 한 번에 볼 수 있으니. 여성 팬들에겐 기쁜 소식이다.
홍보사 관계자는 "배우들의 연기 변신과 반전 매력이 주효했다"며 "대세들을 보려는 여성 관객들의 발길을 움직였다"고 분석했다.
영화는 또 남성 관객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 감독은 "'스물'은 보통 남자들의 이야기"라며 "어떤 남자가 와서 보더라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홍보사는 개봉 전 남성 관객들만을 위한 시사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시사회 반응이 좋았다"며 "누구나 접할 수 있는 남자 이야기를 다뤘다는 긍정적인 평이 많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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