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걸린 부인과 '성관계'…성폭행일까?

'성관계 동의' 의사결정 능력 없는 치매 배우자와 관계

'치매 노인은 성욕구를 표현할 수 있는가'를 증명하는게 쟁점

치매에 걸린 부인과 성관계 맺어 기소된 미국 유명 정치인 헨리 레이헌스(78)가 무죄로 풀려나며 치매 노인의 성 권익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 아이오와주의 유명 정치인 헨리 레이헌스는 지난 2014년 5월 치매에 걸린 부인이 있는 요양원을 찾아 부인 침대에서 성관계를 가진 혐의를 받았다. 당시 요양원 직원들이 치매에 걸린 노인은 ‘성관계 동의’ 의사결정 능력이 없다고 만류했지만 그럼에도 레이헌스가 부인과 관계를 가지면서 논란이 점화됐다.

그러나 이 논란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치매 노인에게는 성 욕구를 표현할 수 없는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했다.

레이헌스는 부인이 지속적으로 성에 대한 욕구를 표현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법정에서 “무엇인가를 희망한다는 것은 의사결정 능력이 있다는 의미”라며 “우리 부부는 때때로 유희를 즐겼다”고 말했다.

레이헌스 부부의 주변인들은 그들이 잉꼬부부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2007년 재혼한 레이헌스 부부는 서로를 극진히 아껴 취미생활부터 직업적인 부분까지 공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불거진 직후, 부인을 상대로 이뤄진 병원의 성폭행 조사에서 폭행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던 것도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결국 지난 22일 레이헌스는 무죄 선고를 받았다.

미국 언론은 레이헌스의 사건을 면밀히 보도하며 치매에 걸린 배우자에게 성관계를 요구하는 것이 가능한가에서부터 노인들의 ‘성 권익’에 관해 심도 있게 다룰 필요가 있다며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