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들 '한목소리' "문재인, 의사결정 공개적으로"
4선 이상 중진급 9명 모여 당내 위기 상황 수습책 논의
새정치민주연합 중진의원 그룹이 최근 당 최고위원회 내부 사태와 관련해 문재인 대표의 ‘측근 정치’를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나섰다.
국회 부의장을 지낸 박병석 의원 등 당내 4선 이상 중진급 의원 9명은 12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나 당내 위기 상황에 대한 수습책을 논의하고 “국민과 당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당 지도부는 의사결정을 공식기구에서 공개적으로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8시부터 1시간 45분간 진행된 회동 직후 기자회견을 이같이 전하며 “‘공식기구’는 당의 일부 또는 언론에서 우려하고 있는 소위 측근정치를 포함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오전 중에 문재인 대표를 만나 이같은 내용을 전달키로 했다.
특히 박 의원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문 대표의 비선라인을 의미하는 건가’라는 질문에 잠시 침묵을 치킨 뒤 “아까 드린 말 속에 다 포함돼 있다”며 “최근 당 일부와 여러 언론에서 우려하는 바를 모두 함축적으로 포함한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사퇴 공갈’ 발언으로 갈등을 빚은 정청래·주승용 최고위원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와 조속한 당 복귀로 정상화를 촉구한다”며 “최고위는 품격있는 최고위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날 정 최고위원의 사과에도 복귀의사가 없음을 밝힌 주 최고위원을 향해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의 뜻을 본인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본인이 결정할 문제지만, 주 최고도 당 지도력이 확립돼고 전열을 확립해서 정부여당의 독재를 견제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최고위 내 갈등이 빚어진 데 이어 당 안팎에서 ‘대표 사퇴론’과 ‘신당설’까지 불이 붙은 만큼, 이날 중진급 의원 모임의 의미가 문 대표의 거취 논의 등 일종의 압박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오늘 모임은 먼저 초재선 의원들 쪽에서 중진들이 의견을 모아줬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었다”며 “내가 부의장 시절 4선 의원 모임을 쭉 했었고, 당내 중진의원 모임을 해서 여러 현안들의 가닥을 잡았었다. 그 일환으로 하게 된 거다. 여러 가지 모든 의견이 일치할 수는 없는 거지만, 국민여론과 의견을 모으자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문 대표에게 전할 말씀은 비공식적으로 할 것이기 때문에 공개하진 않을것”이라면서 “그러나 당 일부에서, 또 오늘 중진회의에서 나왔던 우려의 말씀을 가감없이 엄중하게 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동에는 박 의원을 비롯해 문희상·정세균·원혜영·이종걸·이미경·김영환 의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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