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통 잡는 야신’ 대권 지각변동 몰고 오나
한화, 삼성전 상대전적 6승 2패로 크게 우위
1위팀 잡아 승률 높이겠다는 야신의 어려운 계산
돌아온 야신이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5회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야통의 야심에 제대로 제동을 걸고 있다.
한화는 대구구장서 열린 삼성과의 주중 3연전을 모두 싹쓸이하며 다시 한 번 상위권 진입을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특히 2555일만의 삼성전 스윕이었다. 그동안 삼성은 선동열 체제에서 류중일 체제로 탈바꿈했고, 한화는 3번의 감독 교체가 있었던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었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한화의 삼성전 스윕이다. 지난해까지 최하위를 전전했던 한화는 ‘야신’ 김성근 감독을 받아들이며 변화를 꾀했다. 강도 높은 훈련량은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논란을 불러왔고, 개막 후에는 투수들의 혹사 논쟁이 꾸준히 이어지는 상황이다.
잡음을 차치하고 한화의 2015년은 분명 크게 달라졌다. 아직까지 10개 구단 가운데 3연전을 내주지 않은 유일한 팀이며 어떻게든 5할 승률을 꿋꿋이 유지하며 길고 긴 페넌트레이스의 3분의 1 가량을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 지난 9일에는 2006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빠른 페이스로 30승을 돌파했다. 2006년은 한화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에 오른 해이기도 하다.
김성근 감독은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내년 시즌에는 두 번째로 입장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전년도 성적 순으로 입장하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최소 준우승 이상의 성과를 내겠다는 당찬 발언이었다.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많지 않았다. 오랜 기간 전력 강화는커녕 새 얼굴 발굴에 실패하며 만년 하위팀으로 전락한 것이 한화의 현주소였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야신이더라도 첫 해부터 대권 도전은 언감생심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현재 한화는 중위권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하위권과의 승차가 크지 않아 언제든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여기에 시즌 초부터 매 경기 한국시리즈를 방불케 하는 총력전을 펼쳐 선수들의 체력도 의심해봐야 한다.
따라서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6월, 많은 이들은 한화의 순위가 처질 것으로 예견했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마무리 권혁이 빠진 공백은 부상에서 돌아온 윤규진이 메웠고, 프로 데뷔 8경기 만에 결승 역전 만루 홈런을 터뜨린 신성현이라는 난세영웅도 탄생했다. 그러면서 연패는커녕 최근 3연승 휘파람을 불고 있는 것이 한화의 현주소다.
무엇보다 ‘절대 1강’ 삼성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가장 눈에 띈다. 한화의 삼성전 상대 전적은 무려 6승 2패. 삼성 역시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뒤지는 팀은 한화와 SK(2승 3패)가 유이하다.
게다가 삼성은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한화를 상대로 45승 1무 24패(승률 0.643)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만약 올 시즌도 예년 수준의 승률을 올렸다면 어땠을까. 한화전 2승이 아닌 5승을 거두었을 삼성은 NC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유지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화 입장에서도 삼성전 상대전적 우위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삼성이 통합 4연패를 하는 동안 상대전적에서 뒤처진 경우는 모두 5차례. 2011년 한화(9승 10패), 2012년 SK(9승 10패), 두산(7승 12패), 2013년 넥센(7승 1무 8패), LG(7승 9패), 그리고 지난해 두산(6승 10패)의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이 가운데 2011년 한화와 지난해 두산을 제외한 모든 팀이 가을 잔치를 치렀다. 절대 1강을 잡아야 한다는 가장 쉬우면서 어려운 계산이 야신 머릿속에 그려지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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