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 통렬한 반성 속에 빛난 냉정함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06.17 05:33  수정 2015.06.18 10:36

2-0 완승 거뒀지만 시종일관 답답한 공격 흐름

패스 실수 잦았고 기회 살리지 못한 점 지적

슈틸리케 감독은 미얀마전 2-0 승리에 만족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 연합뉴스

2-0 승리였지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표정에서는 웃음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한국시각), 태국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미얀마와의 1차전서 1골-1도움을 올린 손흥민의 활약을 앞세워 2-0 승리를 거뒀다.

대표팀은 전반 35분 코너킥 상황에서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이재성이 헤딩골로 앞서나갔다. 이후 후반 22분, 프리킥 찬스를 손흥민이 무회전 슈팅으로 마무리 지으며 두 골 차 승리를 확정지었다.

하지만 결코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이었다. 이날 대표팀은 한 수 아래인 미얀마를 상대로 일방적인 공격을 퍼붓고도 밀집수비를 뚫어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급기야 세트피스 과정에서의 2골이 아니었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볼 점유율에서 우세했고 수비도 실수나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공격에서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첫째는 많은 기회 살리지 못했고, 둘째는 패스 실수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좀 더 세밀한 플레이를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공격에서는 완성도, 세밀함, 창의성이 요구되는데 그런 부분은 잘 나오지 않았다. 오늘 같은 경우 기술적으로는 잘했지만 창의력이 요구되는 부분에서는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무척 눈에 띄는 기자회견이 아닐 수 없다. 일단 슈틸리케 감독은 승점 3을 가져온 선수들에게 칭찬보다는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만큼 기대했던 경기력에 한참 못 미쳤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날 대표팀은 경기 내내 미얀마를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이렇다 할 공격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짧은 패스 위주의 플레이는 번번이 상대 수비에 가로막혔고, 측면을 이용한 공격 루트 대신 중앙 돌파만을 고집하는 모습을 보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냉정하게 미얀마전을 진단하면서도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아주는 것 역시 잊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나마 잘된 점은 볼 점유율이 높을 때 선수들이 자기 포지션을 버리고 각자 플레이를 할 수 있는데 전반적으로 자기 위치를 잘 지켰다는 점이다. 수비할 때도 모두 희생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했다.

또한 “공격이 안 풀릴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다만 미얀마를 상대로 우리의 신체조건이 우수하기 때문에 세트피스 연습에 주력했다”면서 ”모두가 함께한 수비에서도 빈틈이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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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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