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왜 이제서야' 히메네스, 기적의 반전카드 될까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06.17 13:36  수정 2015.06.17 13:37

수비 불가능한 한나한 퇴출하고 히메네즈 영입

‘더 늦으면 끝장’ 위기감 속 비장의 카드

LG가 새롭게 영입한 루이스 히메네즈. ⓒ LG 트윈스

LG 트윈스가 파격적인 외국인선수 교체 결정을 내렸다.

잭 한나한(35)을 내보내고 루이스 히메네즈(27)를 영입한 LG의 선택은 평가가 엇갈린다. 한나한은 수비에선 아쉬움이 있었지만 32경기 타율 0.327 4홈런 22타점 OPS 0.923로 타격은 수준급이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타자들에게 기대하는 것이 수비보다 방망이에 있음을 감안할 때, 가뜩이나 타격이 약한 LG가 3할 타자를 포기한다는 것은 수긍하기 어려운 결정이었다. 사생활이나 팀 적응에도 모범적이었다.

LG가 제시한 명분은 한나한의 몸 상태였다. 당초 3루수로 영입했지만 1루수 또는 지명타자로 나서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올 시즌 65경기 중 절반에도 못 미치는 32경기 출전에 그치며 내구력에 문제를 드러냈다.

당장 수비가 안 된다는 것보다 LG가 걱정한 부분은 앞으로도 한나한의 몸 상태가 더 좋아진다는 확신이 없다는 점이었다. 한나한은 퇴출 이전에 이미 타격은 가능해도 정상적인 수비나 주루플레이가 불가능했다. 컨디션이 더 나빠지지만 않는다면 지명타자로 계속 안고 갔을 수도 있지만, 부상이 악화되기라도 한다면 타격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LG의 선택에 많은 팬들이 아쉬움을 느끼는 이유는 왜 이제야 퇴출 결정을 내렸느냐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LG는 한나한의 몸 상태에 대한 판단이 늦어져 시즌 절반을 허송세월한 셈이 됐다.

히메네즈의 영입으로 그간 3루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신예 양석환의 활용법도 모호해졌다. 시즌 초반 한나한의 허리부상 때문에 어부지리로 차지한 주전이기는 하지만 양석환 역시 LG가 장기적으로 키울만한 가치가 있다. 6월 들어 12경기 0.378, 2홈런 9타점을 올리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비능력은 아직 의문부호가 붙는다. LG가 굳이 교체 외국인 선수를 다시 3루 요원으로 영입한 것도 양석환의 수비력이 아직 주전 3루수가 풀타임 기용하기에는 불안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히메네즈가 3루를 맡는다고 했을 때 양석환의 포지션 변경은 불가피하다. 1루나 지명타자로 기용하려고 해도 경쟁자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고 대타나 벤치로 돌리기에는 최근 한창 물오른 타격감과 성장 가능성이 아깝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히메네즈의 기량이다. LG는 히메네즈를 영입하면서 베테랑 한나한을 포기했고, 유망주 양석환까지 그 영향권 안에 있다. 팀순위 반등에 갈 길 바쁜 상황에서 시즌 중반 갑작스러운 변화는 변수가 많다.

히메네즈는 2013년 LA 에인절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후 밀워키 브루어스를 거쳐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뛰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68경기 타율 0.217를,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는 통산 618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5, 91홈런 453타점 82도루를 기록했다. KBO에서는 아직 검증이 안 된 미지의 선수다.

LG로서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승부수를 던졌다. 코칭스태프 개편과 외국인 선수 교체까지 비장의 카드를 모두 구사했다. 히메네즈의 활약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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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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