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넘어 드라마·예능·영화 '장악'
스타 사라진 드라마…연기력 논란
최근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방송계를 점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능, 드라마, 영화를 막론하고 방송가를 장악한 아이돌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떨까.
과거 아이돌은 노래와 춤을 통해 가요 무대를 주활약 했다면, 요즘 흔히 이름 좀 알렸다 싶은 아이돌 멤버들은 데뷔 전 연습생 시절부터 갈고닦은 연기 실력을 바탕으로 연기에 도전한다.
그래서일까. 요즘 아이돌은 가수로서의 활동은 물론, 예능과 드라마로 영역을 넓히며 단숨에 고정 MC나 드라마 주연 자리를 꿰차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렇다 보니 연기만 바라보고 연예계에 뛰어든 배우들이 설자리를 잃어가며 자연스레 연기력을 가진 스타가 사라지고 있다. 채널을 돌릴 때마다 등장하는 식상한 얼굴에 시청자들의 피로감은 늘어만 간다.
아이돌이 가진 화제성, 해외에서의 영향력에만 치중해 작품의 질적 수준을 고려하지 않아 10%의 시청률을 넘기는 것조차 버거울 만큼 시청률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아이돌 출연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의 실정만 봐도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포진하고 있다. 스타성을 갖춘 아이돌이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홍보 역할을 톡톡히 해내다 보니 각 방송사들은 아이돌 섭외전에 열을 올리는 추세다.
발연기 등 연기력 논란이 끊임없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데뷔 전부터 연기 수업을 받아온 아이돌의 경우 웬만한 배우 못지않은 연기력을 뽐내는 경우도 있다.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은 지난해 tvN 드라마 ‘미생’을 통해 장그래 열풍을 일으키며 배우로 입지를 다졌다. 비스트 윤두준 역시 tvN ‘식샤를 합시다 시즌1’에 이어 ‘식샤를 합시다 시즌2’에서도 주연을 꿰차며 호평을 얻었다.
이준은 영화 ‘닌자 어쌔신’(2009) ‘배우는 배우다’(2013), tvN ‘갑동이’(2014), MBC ‘미스터 백’(2014) 등을 통해 연기에 재능을 보였다. 엠블랙을 탈퇴한 그가 처음으로 선택한 작품은 드라마 SBS ‘풍문으로 들었소’였다. 이 작품을 통해 슈퍼 갑(甲)인 아버지 앞에 반기를 드는을(乙) 한인상 역을 완벽 소화해내며 본격적인 연기생활에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룹 애프터스쿨 멤버 유이는 SBS 드라마 ‘상류사회’를 통해 안방극장에 컴백했다. 유이의 연기 도전은 처음이 아니다. 유이는 2009년 드라마 ‘선덕여왕’(2009)을 시작으로 tvN ‘호구의 사랑’(2015) ‘오작교 형제들’(2011) 등을 통해 연기력을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tvN ‘아홉수 소년’에서 열혈 유도 소년 강민구 역을 맡아 안정된 연기력을 선보인 비투비 육성재는 16일 종영한 KBS2 ‘후아유-학교2015’에서 겉으로 거칠어 보이지만 마음은 누구보다 여린 공태광 역을 맡아 배우로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최근에는 아이돌 캐스팅을 염두에 두고 드라마를 제작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아이돌의 등장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AOA 설현과 씨엔블루 이종현이 ‘오렌지 마말레이드’에 출연한다고 알려져 화제를 모았지만 연기력 논란은 피할 수 없었다. 설현은 부정확한 발음뿐만 아니라 무표정, 어색한 사극 톤까지 여주인공으로서 매력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했다는 평이다.
아이돌의 개인 활동은 숨겨진 끼와 재능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하게 다가오지만, 개인 활동에 열중한 나머지 완전체 무대를 볼 수 없다는 점에서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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