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 대결?…뚜껑 연 '소수의견' vs '연평해전'

부수정 기자

입력 2015.06.25 09:58  수정 2015.06.25 10:13

정치적 이념 논란으로 온라인서 시끌

"영화는 영화로 봐야, 신경 안 써"

영화 '소수의견'과 '연평해전'이 24일 개봉했다. ⓒ (주)시네마서비스/(주)하리마오픽쳐스·뉴

"1점도 과분한 빨갱이들의 선동영화" vs "정치색이 깊게 밴 영화"

24일 개봉한 영화 '소수의견'과 '연평해전'을 본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두 영화는 개봉 전부터 정치적 이념 때문에 온라인에서 시끌시끌했다. 공교롭게도 '소수의견'과 '연평해전'은 세상에 빛을 보기까지 2년과 7년이라는 모진 세월을 견딘 작품이다.

'소수의견'은 '용산참사'를 모티브로 한 동명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했지만 영화에 나오는 사건과 인물은 모두 '허구'임을 강조한다.

'연평해전'은 '잊혀진 전투'라 불리는 제2 연평해전을 통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사람들과 그들의 동료, 연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 실화를 바탕으로 대원들의 개인사만 영화적으로 변형했다.

'소수의견'은 강제철거 현장에서 일어난 두 젊은이의 죽음을 둘러싸고 대한민국 사상 최초로 100원짜리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변호인단과 검찰의 진실공방을 담은 법정 드라마다. 지난 2013년 촬영을 마쳤지만 투자·배급을 맡았던 CJ E&M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개봉을 늦추면서 표류했다. 다행히 시네마 서비스가 배급을 맡으면서 극장에 걸리게 됐다.

영화는 극 중 다루는 소재와 국가, 권력에 대한 비판 때문에 화제가 됐다. 대석 역의 유해진은 "해야 될 얘기를 풀어놓은 영화"라고 강조했고, 철거민 박재호 역의 이경영은 "다락방에 놀래 숨겨둔 보석상자 같은 영화다. 관객들에게도 같은 의미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연출을 맡은 김성제 감독은 "용산참사뿐만 아니라 요즘 한국의 풍경을 담아내고자 했다"며 "여당·야당·검사·변호사·시민단체 등 비극을 둘러싼 각자의 입장 차이와 야심을 통해 우리 사회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연평해전'에 대해서는 "'소수의견'은 돈 없이 만든 작은 영화다. 작은 영화가 규모 있는 큰 영화 옆에 붙었는데 영화는 스포츠 경기가 아니다. 우린 '소수의견'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비교를 피했다.

김학순 감독이 연출한 '연평해전'은 2002년 온 국민이 열광했던 한일 월드컵과 꽃다운 청춘 6명의 목숨을 앗아간 비극을 대비시키며 잊혀진 역사의 한 페이지를 되살린다.

사실 '연평해전'은 개봉 전부터 애국심만 강조한 우파 영화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영화 후반부에는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 있는 부분도 나온다. 대통령이 월드컵 결승전을 보러 일본으로 향했다는 뉴스가 단적인 예다.

영화 '소수의견'과 '연평해전'이 24일 개봉했다. ⓒ (주)시네마서비스/(주)하리마오픽쳐스·뉴

김 감독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지적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정치적이냐, 아니냐'는 관객들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감독은 "대원들의 희생과 자식을 잃은 유가족의 슬픔을 잊지 말자는 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연평해전'도 '소수의견'처럼 중간에 투자자가 변경되면서 제작에 어려움을 겪었다. 출연진이 바뀌었고, 시나리오도 대폭 수정됐다.

대국민 크라우드 펀딩(인터넷 모금)을 통해 제작비를 모았고, 7년의 제작 기간과 6개월의 촬영 기간 끝에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순제작비 60억원 가운데 20억원이 크라우드 펀딩과 후원금 등으로 모인 금액이다.

영화는 지난 10일 개봉 예정이었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때문에 개봉일을 연기했다.

'소수의견'과 '연평해전'은 마케팅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우선 '소수의견'은 촌철살인 대화들이 오고 가는 팟캐스트와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제작부터 개봉까지 2년에 걸친 시간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또 18일, 19일, 22일 전국 시사회를 개최했다.

반면 '연평해전'은 규모부터 다르다. 지난 1일에는 크라우드 펀딩 참여자, 참수리 357호 용사들의 가족과 생존 대원, 일반 관객 등 2만여명이 참석한 대규모 시사회를 진행했고, 전국 시사회뿐만 아니라 국방부·합참 시사, 해군 시사회를 열어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최근 열린 언론 시사회에서 나온 반응을 보면 혹평과 호평이 갈린 '연평해전'보다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소수의견'이 작품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포털 사이트에 따라 극명하게 갈린다. 네이버 영화에서 '연평해전'의 누리꾼 평점은 9.14, '소수의견'은 7.90으로 '연평해전'이 우위를 선점했다. 기자·평론가 평점은 '연평해전'이. 5.0, '소수의견'이 7.25다.

반면 다음 누리꾼 평점에서는 '소수의견'이 9.2를 기록, 6.6을 나타낸 '연평해전'을 앞질렀다.

전문가들은 "관객들은 정치적 이념과 상관없이 짜임새가 있고 재밌는 영화를 선택할 것"이라며 "관객들의 눈높이가 예전보다 높아진 만큼 탄탄한 연출과 이야기 등 영화 전체의 완성도가 흥행에 영향을 미친다"고 전망했다.

한편 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오전 8시 40분 기준)에 따르면 '연평해전'은 전날 전국 667개 스크린에서 상영돼 15만3404명을 동원, 박스 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누적 관객수는 16만2627명. '소수의견'은 전국 378개 스크린에서 상영돼 3만4334명을 모았다. 누적 관객수는 5만1092명이다.

실시간 예매율은 '연평해전'이 25.9%로 '쥬라기 월드'(30.2%)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소수의견'은 5.2%로 5위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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