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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운하 유작 연극 ‘인간초동물원’ 예정대로 공연


입력 2015.07.07 10:02 수정 2015.07.16 10:38        이한철 기자

김운하 대신 박준영 투입..9~19일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

고 김운하가 출연 예정이던 연극이 예정대로 무대에 오른다. ⓒ 극단 신세계

지난달 서울 성북구 한 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배우 고(故) 김운하의 출연 예정작이 예정대로 공연된다.

극단 신세계는 오는 9일부터 19일까지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에서 ‘인간동물원초’를 재공연한다고 7일 밝혔다.

‘인간동물원초’는 손창섭이 쓴 동명 단편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감방이라는 제한된 공간에 갇힌 죄수들의 모습을 통해 세상을 지배하는 약육강식의 논리를 보여준다. 죄수들이 감방 안을 지배하는 부조리한 질서를 관조하거나 또는 그 질서 안에서 주도권을 쟁취하기 위해 암투를 벌이는 모습은 ‘동물원’과 다를 바 없다.

감방 안 죄수는 서로 관찰하며 간수는 감방 안을 감시한다. 내레이터는 인간동물원을 구경하며 해설을 덧붙이고, 관객은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무대를 바라본다. 이런 시선의 4중 구조는 인간동물원의 울타리를 확장하며 인간동물원이 무대에 한정돼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당초 이 작품의 ‘방장’ 역은 김운하가 맡기로 했지만, 갑작스런 사망 소식으로 공연이 좌초될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제작사 측은 고심 끝에 공연을 예정대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김운하가 맡기로 했던 ‘방장’ 역은 배우 박준영이 대신하게 되며 김평조가 내레이션으로 새롭게 합류했다. 이밖에 김두진, 김정화, 김형준, 나경호, 문지홍, 박경찬 등이 출연하며 연출은 김수정 극단 신세계 대표가 맡는다. 김 연출은 이 작품으로 올해 서울연극제 연출상을 받았다.

한편, 김운하는 지난달 고시원에서 숨진 지 5일여 만에 발견돼 충격을 줬다. 김운하는 한국종합예술학교 졸업 후 연극 무대에서 활동했으며 대학시절 권투와 격투기 선수로 활동할 만큼 건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연극배우 생활을 시작하면서 건강이 나빠졌고 불규칙한 수입으로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성북경찰서 측은 “발견 당시 외상은 없었으며 검안 과정에서 고혈압, 신부전증, 알코올성 간질환 등이 확인돼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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